“매드맥스”와 메르스 사이에서 매드메르스 포스트아포칼립스적인 나날을 보내고 계신 알트 에스에프 독자 여러분, 안녕하시냐고 인사도 드리기 힘든 시절이군요.

기획기사거리가 떨어지면 해묵은 떡밥 주워다 재활용한 적이 없지는 않지만, 이번 건은 별로 그럴 가치도 없어 보여 여기서 잠깐 언급해보고자 합니다. 장강명 씨가 환상문학웹진 ‘거울’ 이번 호(143호)에 뜬금없이 기고한 “SF의 본질은 ‘공상’에 있지 않을까”는 트위터 등지에서 쓸데없이또다시 다소 반향을 불렀는데요,

04SF에서 ‘과학’이라는 단어가 사전적인 의미에서 많이 멀어진 의미로 사용되고 있으며 ‘공상’과 구별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는 말은 분명 틀린 점은 없지만, ‘그렇기 때문에 SF를 ‘공상과학’으로 부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는 주장은 옳지 않습니다.

SF를 공상과학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지 않은 것은 간단합니다. 미국 잡지 “The Magazine of Fantasy and Science Fiction”의 일본 제휴지 “S-F マガジン”의 부제가 ‘空想科学小説誌’였기 때문에 어쩌고 저쩌고 하는 역어 선택의 적절성 문제가 아니라, 해당 단어가 90년대 이후 2000년대초까지 팬덤 내부에서 장르에 대한 자의식이 성숙하는 동안 많은 SF 독자들에게 상처를 준 말이었으며, 지금도 적지 않은 SF독자들이 불쾌감을 느끼는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지나간 일이라거나 본인이 겪어보지 못한 일이라고 해서 무시할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불필요한 열등감을 버리라!”고 윽박지르거나 “열폭 자제염ㅋㅋㅋㅋㅋㅋ” 비웃을 수 있는 일도 결코 아닙니다. 올드 팬들이 뭐, 다진 간 요리입니까?

물론, 개개인이 어떤 표현을 쓸지 말지에 대해서 일일히 간섭하거나 강제할 수는 없는 일이니(그런 면에서 누가 ‘공상과학’이라고만 하면 득달같이 달려와 미국 잡지가 어떻고 일본 제휴지가 어떻고 설교를 시작하는 스피드 웨건들이 슬슬 짜증스러운 것도 사실이긴 하죠), 몇몇 분들께서 굳이 ‘딱딱 공상과학‘이나 ‘새물결 공상과학‘, ‘칙칙폭폭 공상과학‘ 같은 표현을 쓰시든가 말든가 본지에서 상관할 바는 아니긴 합니다만.

2015년 6월 10일

대체 공상과학 alt.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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