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번역하며 일부 문장과 구절은 건너 뛰었는데, 오역 지적이나 보충 설명은 감사히 받겠습니다. 

How Sci-Fi’s Hugo Awards Got Their Own Full-Blown Gamergate

Katy Waldman

2015 휴고상에서 도대체(원문은 ‘on earth’를 비틀어서 ‘on earthsea’라고 했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토요일, 권위있는 과학소설과 판타지 상의 후보작들이 발표되었다. 결선 후보작들은 40달러를 낸 팬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투표로 결정되는데, 이번에는 순위권에 든 이름과 작품들은 논쟁의 쓰나미를 유발했다. 우익 행동가들이 선정 과정에 개입해서, 후보작 명부를 고치자고 제안하며 열광적으로 홍보했기 때문이다. 적은 표차로도 휴고 상의 향방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후보군으로 나온 것은 괴상하고 이념적으로 편향된, 대표성 없는 작품들이었다.

이게 얼마나 중대한 일일까? Will Shetterly가 블로그에서 지적한 바에 따르면, 이전에도 몇십년 동안 휴고상 후보작 선정 과정은 조작되어왔다. (Shetterly는 오슨 스콧 카드가 그의 칼럼에 동료 작가들에 대한 휘황찬란한 리뷰들을 쓰는 등 자신이 가진 우월한 자원을 써서 효과적인 수상 캠페인을 벌인 뒤 군중들에게 밝게 인사하는 장면을 지켜보았던 것을 회상했다) 사실이라면 과거에도 작가와 팬들은 종종 자신이 쓴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을 위한 개인적인 성전을 벌였다는 얘기다. 작가 존 스칼지는 특히 자신의 작품이 휴고상을 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과학소설, 판타지 필자들이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싶으면 사용하라고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판을 열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스칼지는 전화 통화를 통해 전체를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선정하고 옹호하는 것은 금지된 것이 아니며, 컨벤션을 망치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에 비해 이것은 전례가 없는 것이다. (최소한 휴고상에서는. 갑자기 쏟아져나와 대세인 것처럼 가짜로 행세하는 비주류 수구 꼴통들이 사랑하는 전략인 “프리핑(freeping 미국 우익 뉴스 및 토론 포럼인 Free Republic 웹사이트 활동에서 나온 속어)”의 길고 불명예스런 역사에 대해 알아보려면 아서 추의 글을 읽어보라) 어쨌거나, 이것이 바로 2015년 투표 이면의 의제이다. 이 전략은 효과적인 만큼이나 많은 분노와 우려를 촉발시켰다.

옛날 옛적, 머나먼 은하계에서는…그러니까 작년, 휴고상은 대격변을 겪는 것 같았다. 최우수상은 Ann Leckie, Kameron Hurley, John Chu 등의 보다 젊은 세대, 더욱 다양한 작가들에게 수여되었으며, 팬들은 보다 풍부해진 의식과 감수성이 출현하는 분위기를 반겼다. 하지만 그 뒤 사태는 명백히 게이머게이트처럼 돌아갔다. 작가 Brad R. Torgersen과 Larry Correia는 2014년 휴고상에서 몇몇 작품들을 목록에 올리는 소소한 성공을 거두었던 “슬픈 강아지들(원래는 “아이들을 생각하는 슬픈 강아지들”)”이라는 캠페인을 다시 시작했다.

‘강아지들’은 과학소설과 판타지가 현재 특정 계열의 팬과 작가, 작품들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재밌고 모험 가득하고 인기 만점이었던 스페이스오페라의 시대의 영광은 저물고 사양길에 접어들었다. (최소한 영리한 틀 짜기이긴 하다. Torgersen이 따분한 잔소리꾼들의 PC한 요구 때문에 과학소설과 판타지가 쇠퇴하는 것을 비판하는 것처럼 들리니까)

그의 말을 인용하자면,

몇십년 전에는 책표지에 근사한 우주선이 화려한 행성을 배경으로 그려져 있으면 당연히 머나먼 놀라운 세계에서 우주선이 활약하는 화끈한 우주 모험담이 확실했다. 야만인이 도끼를 휘두르고 있으면 떡대 영웅들이 괴물들을 학살하고 미녀를 구하는 화끈한 에픽 판타지가 틀림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표지에 우주선이 그려져 있어도 정말로 우주 탐험과 대담한 개척의 이야기일지 단지 인종 편견과 착취에 대한 이야기일지 알 수 없다.
은하계를 배경으로 행성이 있으면 정말로 스페이스오페라가 될까? 레이저 블래스터를 든 영웅과 공주가 나오면? 아니, 기다리시라. 성차별과 여성 억압에 대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강화복을 입고 총을 든 사람이 그려진 책을 생각해보자. 만세, 전쟁 이야기다! 아니, 잠깐. 실제로는 동성애와 성전환 이야기였다.
더이상 모험이 재미있지 않다. 휴고상은 엘리트주의와 현학주의, 과도한 이념 편향 때문에 일반적인 팬들과의 관계가 끊어져 버렸다.

‘강아지들’은 이러한 잘못을 고치기 위해 전적으로 합법적인 프리핑 전략을 사용해서 휴고상 수상 작가 명단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온라인 뉴스 The Daily Dot에 따르면 ‘강아지들’과 ‘광견병 강아지들’ 등 심지어 보다 더 과격한 동료들은 모든 주요 카테고리들을 휩쓸어버렸다. “최우수 장편Novel 후보작의 3/5이 ‘슬픈 강아지들’ 리스트에 있었던 작품들이며, 최우수 중편Novella 후보작들은 다른 그룹인 ‘복스 데이’의 추천작과 일치했는데, 심지어 호모포비아적인 관점으로 유명한 John C. Wright의 작품은 세 편이나 들어갔다.”

‘복스 데이’의 퀵 사이드 바에 굵은 글씨로 된 이번 사태의 몇몇 이름들 중 하나는 과학소설 작가이자 게임 디자이너이며 게이머게이트의 초기 제안자이기도 하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슬픈 강아지들’과 게이머게이트의 공통점은 “지난 20여년 간 과학소설의 주제를 이념적으로 통제한 좌파들이 이제 게임 산업에서도 같은 짓을 하려는 것에 대한 저항이라는 점이다.” 그는 협회 공식 트위터에 대고 흑인 작가 N.K. Jemisin을 미개인이라고 불렀다가 미국 과학소설 판타지 작가 협회로부터 퇴출된 바 있으며, 여성 참정권의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고, 또한 미국의 병폐는 부분적으로 “작은 마을 하나하나까지 아프리카, 아시아, 아즈텍 문화들이 만연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네, 아즈텍. 어쨌거나.

한 작가만 가지고 ‘강아지들’의 모델로 게이머게이트를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Torgersen, Correia와 그 친구들이 소수의 목소리와 관점들을 따르며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Teresa와 Patrick Nielsen Hayden은 두 운동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트위터의 증거를 제시했다. Correia는 특히 두 운동 사이의 관련에 대해 개의치 않는 태도를 보였다. 블로그에서 그는 자신의 진보적인 적들을 SJWs(“사회적 정의 전사들”, 게이머게이트의 조어로 백인 남성의 자유를 유린하는 리버럴과 정치꾼들의 어두운 음모를 가리킨다)이라고 표현했고, ‘강아지’ 운동에 대한 별명으로 2014년 연예인 사진 유출을 가리키는 해커들의 용어인 “The Fappening”에 대한 명백한 화답인 “the slate-ening”을 지지하기도 했다. 연예인들의 누드 사진들을 허락없이 배포했던 짓은 딱 게이머게이트가 했던 짓과 동일한 정신 상태에서 나온 것이다.

이들 ‘강아지’들이 불쾌한 자들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더 이야기할 수 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다수를 위해 이들이 준비한 매력적인 이름을 두 개만 들어보자. CHORFs :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밉살스럽고 반동적인 광신자들”, HPPC : “하이퍼 진보주의 오줌싸개 클럽”) 혹은 그들의 명분에 뚫린 구멍들을 더 찍어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과학소설과 판타지는 너무 문학적으로 변해 버렸다”는 주장. 아이작 아시모프와 어슐러 K. 르귄에 대한 호응으로 가득했던 1975년 투표보다 지금이 더 심한가? 엘리트주의라는 혐의도 마찬가지다. Torgerson이 대중적인 걸작에 대한 무시라고 예를 드는 2013년 영화 “어벤저스”는 실제로는 휴고상을 받았었다!) 하지만 여러 작가들이 ‘강아지들’이 영향력을 행사한 후보 명단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구경하는 것이 더 흥미로울 것이다.

Matthew Surridge는 Torgerson에게 미학적으로도 이념적으로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언급하며 팬 작가 부문의 후보에서 사퇴했다.

Kameron Hurley는 휴고상으로부터 완전히 손을 씻겠다고 했다. (주류 팬들이 상을 돌려받기 위해 싸우는 대신 반동주의적 찌꺼기들이 건들지 않은 구역으로 이탈하겠다는 것은 WSFS에게 상당한 위협이다. Arthur Chu가 유장하게 주장했듯이, ‘강아지들’의 성공은 국제 컨벤션이 트롤들이 몰려오기 전에 투표 제도를 개선할 동기를 부여할 것이다.)

Deirdre Saoirse Moen은 ‘강아지들’을 제외한 새로운 후보작 목록을 만들었다.

그리고 휴고상의 전체 투표자들은 신비로운 다크호스 후보자 Noah Ward에게 열광하고 있다.(이름을 천천히, 크게 발음해 보라) 그는 모든 투표, 모든 부문에서 잠수 중이었으나 그들의 선택에 환멸을 느끼는 WorldCon 멤버들이 마지막으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다. 나는 그가 이번 8월에 크게 사랑받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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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고상은 그나마 국내 SF계 바깥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상인데, 대개의 상들이 그렇긴 하지만, 정치적 논란이 없을 수 없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려지는 듯 하고, 좁디 좁은 한국 SF 팬덤에서도 이념적 논란의 불씨가 아주 없지는 않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생각해볼 거리를 던져준다고 생각해서 번역, 소개해보았습니다. 정치적, 이념적 견해차가 과학소설에 대한 독자와 팬들의 애정보다 더 중요할까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도, 그렇다고 순순히 인정하는 것도 어느 쪽이나 불순해 보이긴 마찬가지입니다. 애초에 소설은ㅡ더 넓게는 문학이나 예술 전체가ㅡ정치적 사회적 요소들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것이 사실이겠지만, 그렇다고 정치나 이념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도 말할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말로 로버트 A. 하인라인이나 폴 앤더슨의 애독자가 동시에 조 홀드먼이나 어슐러 K. 르귄의 애독자가 될 수는 없는 것일까요? 복거일 씨의 {비명을 찾아서}와 김보영 씨의 [0과 1사이] 사이에서 과연 우리가 정말로 꼭 하나만 선택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다면 이건 단지 (어느 진영에 더 많든) 멍청이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사이의 해프닝에 불과할 것입니다.

수정된 리스트가 14일 발표되었습니다. John C. Wright 등 문제 작가들의 작품 이력을 뒤져서 이전 년도에 발표된 작품들을 솎아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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