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세계의 배신자} 래리 니븐, 에드워드 M. 러너 공저, 김성훈 옮김. 새파란상상

프리퀄 제4권. 이제 루이스 우까지 등장합니다. 다음 권에는 동물 통역자도 등장하겠군요.  무슨 스타워즈 프리퀄도 아니고… 생각난 김에 {링월드} 앞부분을 다시 읽어보니, 이 망할 프리퀄 시리즈가 원작에 무슨 짓을 한 건지 치가 떨립니다.

중심 사건도 그워스와 퍼페티어가 각각 내분과 정권 다툼에 빠져들면서 생기는 일들인데, 재활용된 악역 아킬레스가 너무 평면적인 사이코로 그려지는 바람에 읽어주기 괴로울 정도입니다.

SF로서 그나마 유일하게 재미있는 부분은 우와 아킬레스 등이 팩 도서관을 해킹하는 장면 뿐, 루이스가 아킬레스 패거리에 침투하는 부분은 유치해서 차마 눈 뜨고 못 봐줄 수준이고 아킬레스의 정권 탈취 과정에서 드러나는 퍼페티어 사회 구조의 허접함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 이 병신 같은 외계인들은 도대체 어떻게 지금까지 살아남았답니까?

다음 권에서 이 지겨운 프리퀄이 끝난다는 게 위안이네요.

WEB

 [허공에 매달린 시간] 박은우 지음, 웹저널 크로스로드 5월호

짧고 간단한 부조리극입니다.

-아니, 미치는 얘기를 하려는 거야. 하나의 세계가 있고 그와 다른 차원의 세계가 또 있어. 예를 들면 하나의 세계는 우리가 사는 현실 세계야. 다른 세계는 꿈과 같은 가상의 세계지. 온라인상의 가상현실일 수도 있고 죽음 이후의 세계일 수도 있어. 또는 영화나 소설 속의 세계가 될 수도 있고. 시대와 조건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우리의 현실 세계와 상대되는 개념인 것은 분명해. 그렇다면 그런 세계가 과연 ‘있을까’. 있다면 그 역시 또 다른 현실 세계에 불과하고 있지 않다면 세계라는 개념으로 정의내릴 수 없어. 세계란 본래 ‘있음’을 전제로 하는 거니까.

-되게 복잡하네. 뭔가 ‘모순’ 같은 느낌이 들어.

-그게 세계가 갖고 있는 틈이 아닐까. 갈라진 틈. 우리는 그 틈에 빠진 거고. 생각하면 할수록 거기서 벗어날 수 없어. 그래서 미쳐 버리면 여기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 거야.

훔친 차로 뺑소니까지 치던 두 남녀가 탄 차가 절벽 너머 허공에 멈추어 선 상황은 처음부터 끝까지 SF가 아니라 가벼운 환상소설의 기법으로 다뤄집니다.

-그러고도 잘도 날 꼬셨단 말이지. 날 꼬셔서 어떻게 하려고 했던 거야? 며칠 데리고 다니며 놀다 버리려 했던 거야?

-그건 아냐.

-아니긴 뭘 아냐. 어차피 구질구질한 삶이라며?

-너하고는 빛나고 근사한 삶을 살고 싶었어, 단 1초만이라도.

-뻥 치고 있어.

-정말이라니까. 일상에 찌들어 있는 니 얼굴을 활짝 펴 주고 싶었다니까. 세상의 어떤 꽃보다 더 아름답게.

-단 1초만이라도?

-가능한 오래.

-오래?

-영원히.

-남의 걸 훔쳐서라도 말이지?

남자는 입을 다물고 묵묵히 앞을 바라보았다.

웹저널 ‘크로스로드’에 왜 SF란 이름으로ㅡ얼마 전부터 코너 이름을 아예 ‘Science Fiction’으로 바꿨더군요.본격적인 SF 디스?ㅡ실렸는지 알 수 없는 작품들이 이전에도 없지는 않았지만, 이 작품은 그러한 계보들 중에서도 최신작이자 최고작으로 꼽을 만 합니다.

 [시리와 함께한 화요일] 김이환 지음, 웹저널 크로스로드 6월호

애플사 iOS의 음성 인식 응용 프로그램 시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SF 추리 소설입니다. 인공지능이 뭐하러 구질구질하게 두 다리 두 팔 달린 인체에 구겨져 들어가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고, 초반부의 개인 정보 검색과 응용에 따른 사생활 침해 문제도 진부해서 살짝 늘어지는 감이 없잖아 있는데, 수수께끼의 비밀 여행 이야기가 나오면서 갑자기 이야기가 급가속되는 부분의 재미가 아주 좋습니다. 후반부의 반전 역시 아주 참신한 것은 아니지만 이야기를 끝맺는 데 적절했고요.

.

.

.

.

.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