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격월간으로 바꾼 뒤 n2호로 올린 것이 2013년 2월이었습니다. 아득할 정도로 멀게 느껴지는 건 그동안 두 달에 한 번 꼴로 팬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한 해 동안 쏟아져 나온 SF들의 숫자 탓이 크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문득 듭니다. 김보영 씨의 {7인의 집행관}이 나온 게 연초였다는 사실이 믿어지십니까? 1월부터 올 한 해 동안 나온 SF는 인터넷 서점 ‘알라딘’ 기준 60여 권에 필적합니다. (재간과 재번역, {제3인류}나 {파라한} 같은 책들도 모두 넣은 결과입니다만)

어쩌면 우리는 정말로 한국 SF 호황기에 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90년대ㅡ‘그리폰북스’, ‘도솔’과 ‘고려원’, ‘서울장작창작’로도 채울 수 없었던, 그 전후로는 정말 견디기 힘들었던 굶주림과 목마름은 이제 기억 너머로 희미하기만 합니다. 예전에는 없어서 못 읽었지만 요즘은 너무 많아서 못 다 읽는 지경이니까요. 당장 이번 호만 하더라도 다른 책들은 차치하고 {울}과 {이어 제로} 정도는 읽고 리뷰해야 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 하지 못했습니다. ‘파운데이션’ 시리즈를 모두 리뷰하는 건 엄두도 못 냈고요. (돌아보면 근래에는 정말 달마다 그렇게 놓친 책들이 꽤 됩니다. 모아 두었다가 언제 기회가 되면 특집으로…)

2013년 한 해 동안 SF를 한껏 즐길 수 있도록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ㅡ작가와 번역가, 편집자, 출판사와 잡지사 관계자 분들 모두ㅡ감사드립니다.

 

2013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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