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SF : 시간 여행 SF

“그는 치는 걸 싫어해. 그러니까 그에게 말만 잘하면 그는 네가 원하는 것을 들어 줄 거야. 한 가지 예를 들어 볼까? 만약 아홉 시가 돼서 공부를 시작해야 하는데 공부가 하기 싫으면 그에게 살짝 부탁을 하는 거야. 그럼 그는 눈 깜빡할 사이에 점심시간을 가리키게 하거든!” (루이스 캐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마도 이 테스트의 결과들 중에서 가장 지엽적이면서 동시에 다른 면에서는 가장 포괄적인 결과입니다. 단순하게 보자면 SF의 수많은 소재 중 하나에 불과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단순한 아이디어 SF에서부터 대체 역사, 스팀 펑크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걸 별도 카테고리로 끊어내야 했는지는 alt. SF부터도 좀 의문이긴 합니다만, 포괄적인 부분을 변명으로 삼겠습니다. (네, 고백합니다. 정신적 여유가 없습니다)

하인라인의 [너희 좀비들—All You Zombies—](월간 판타스틱에 이 제목으로 실렸으니 일단 이렇게 합니다만 이 무슨 개떡 같은 번역 제목입니까?) 같은 걸 처음부터 들이미는 눈치 없는 짓은 자제하겠습니다만 이 범주의 대표작들은 범주 자체의 포괄성 덕분인지 산만하고 다양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 지 망설여집니다. 아마 H.G. 웰즈의 {타임머신}부터 시작해서 코니 윌리스의 [화재 감시원]과 {개는 말할 것도 없끄}, {둠즈데이 북}, 고려원의 {시간여행 SF 걸작선}의 대부분의 단편들, 프레드릭 브라운과 듀나의 단편들, 필립 K. 딕의 두세 장편(시간 퇴행도 시간 여행이라면), 아시모프의 {영원의 끝}, 또 브루스 스털링과 루이스 샤이너의 [선글라스를 쓴 모차르트] 등을 훑어 나가는 게 제일 적절하겠죠. (사파 쪽에 관심이 있다면 리처드 매드슨의 {시간 여행자의 사랑Somewhere in time}이나 오드리 니페네거의 {시간 여행자의 아내}, 켄 그림우드의 {리플레이}(그러고 보니 로저 젤라즈니의 [성스러운 광기]도 떠오르는군요!) 등도 괜찮은 선택입니다) 여기서 조금 빗겨나간 또 다른 하위 장르인 대체 역사 쪽으로는 뻔하기 이를 데 없지만 역시나 필립 K. 딕의 {높은 성의 사나이}, 랜달 개릿의 {디아시 경의 모험}과 후속 시리즈들, 복거일 씨의 {비명을 찾아서}나 (대체 역사와 시간 여행이 잘 혼합된){역사 속의 나그네} 등을 꼽아보는 것이 제일 적절하겠죠.

가장 단순하거나 저급한 시간여행물도 타임 패러독스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변명 혹은 해명을 해야 하는 것이 필연적이며, 그런 점에서 이 하위 장르는 추리소설로 치자면 고전적인 추리 퍼즐물들과 가장 닮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요컨데 당신은 두뇌 게임의 중독자이며, 그런 점에서는 아이디어 SF를 거쳐 잘 하면 하드 SF의 세계까지도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