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이 꽤 있었던 거 같은데 늘어지는 편집 일정 속에서 다 까먹어버렸습니다.

그럭저럭 2년을 살아남고 보니 아나벨 가토나 니체를 인용했던 초창기의 호기는 많이 무뎌지고 깎여 나간 듯 해서 이걸 계속해야 하나, 하는 회의도 슬금슬금 찾아옵니다. 그렇다고 창간 정신으로 되돌아가자고 위악적으로 안 깔 것까지 까고 씹을 필요 없는 걸 억지로 씹을 필요는 없겠지만요.

alt. SF가 창간되었을 당시보다는 친목질이나 패거리주의에 기반한, ‘좋은 게 좋은 거지’류의 감싸주고 덮어주기, 특정 출판사나 작가에 대한 맹목적인 써킹 등은 좀 줄어들었고, 설령 별 차이가 없다 하더라도 최소한 그에 대해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는 생겨난 것이 요즈음이 아닌가, 그것이 딱히 alt. SF가 한 일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어느 정도 그에 기여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2주년을 맞아 지난 2년을 돌아보니 문득 듭니다.

그동안 보여주신 관심과 지지 감사드립니다. 중간 중간 휴간도 있었지만 간신히 2년을 완주한 alt. SF는 이제 당분간 격월간지 체제로 가려 합니다. 이미 이번 호가 20일을 넘겼으니 15일 만에 다음 호가 나오기는 힘들고, 그 후로도 한 달에 한 번씩 특집과 리뷰 기사를 쓰기는 힘이 들 것 같습니다. 억지로 무리해서 여기까지는 왔지만, 지속 가능한 빨고 씹기를 위해서는 조금 더 여유를 확보하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그럼, 다음에는 12월 초에 뵙겠습니다.

2012년 10월 21일 13:39

alt. 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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