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에 나온 {물고기 인간}이나 55년에 나온 {영원의 끝}같은 에이션트급 드래곤고전을 2012년도에 읽고 있자면 타임 슬립에 빠지기라도 한 것처럼 시간 멀미를 겪게 됩니다. 도대체 어떤 기준에 따라 평가해야할지? 안 좋아도 좋다고 해야할지? 그럼 어떤 부분을 좋다고 해야할지? 과연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20세기? 21세기? 그래서 준비해봤습니다. 10년 단위로 국내에 출간된 영미권 장편 SF들을 중심으로 한 연표 형식의 간단한 정리입니다. (연도별 정리는 국내 출간본의 판권란, 위키피디아, 사변소설 데이터베이스 등을 잡다하게 참고했으며, 픽스업의 경우 첫 단편의 발표년도를 기준으로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시대별 구분 및 해설은 박상준 씨의 “멋진 신세계”(이하 <멋신>)와 로버트 스콜즈/에릭 라프킨의 “SF의 이해”(이하 <이해>) 등을 참고했습니다.) 장편 위주의 정리이지만 필요한 경우에는 단편들도 연표에 삽입했습니다. 책 제목은 국내 번역본을 따랐으며, 국내 정식 번역이 없는 경우에도 필요한 작품은 원서 제목으로 조금 넣어보았습니다.

19세기

{유토피아}나 1726년의 {걸리버 여행기} 등 이른바 프로토  SF에 대해서는 많이들 들어보셨겠지만 <이해>는 브라이언 올디스와 마찬가지로 {프랑켄슈타인}을  최초의 SF로 꼽으며 18세기 말의 과학 기술의 발달과 정치적 변화로 인한 시간/공간에 대한 서구인들의 인식 변화를 그 배경으로 잡습니다. 그리고 포우의 철학적 사변, 쥘 베른의 하드웨어 로맨스, 벨라미의 사회비판, 버로우즈의 외계 모험담이 새로운 장르의  탄생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H. G.웰즈에 이르러 그  밑그림이  확고하게 그려졌다고 합니다.

이 시기의 최고 걸작으로는 {타임 머신}을, 기준작으로는 {해저 2만리}를 꼽으면 어떨까요. {타임 머신}이  참신한 아이디어와 과학적이고 장대한 비전을 문학적 측면에서도 크게 나무랄 데 없이 통합하는데 성공했다면 {해저  2만리}는 디테일한 과학적 배경들 위에 참신한 발상과 극적 재미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국내에 소개된 최악의 작품은 누가 뭐래도 {이계의 집}이지만 {프랑켄슈타인}이나 {아서 고든 핌의 모험}, {뒤를 돌아보면서} 등도 본격적인 SF로 분류하기에 좀  많이 부족하지요.

1816 : {프랑켄슈타인}

1838 : {아서 고든 핌의 모험}

1869 : {달나라  탐험}

1870 : {해저 2만리}

1888 : {뒤돌아 보면}

1889 : {아더왕과 양키}

1895 : {타임 머신}

1896 : {모로 박사의 섬}

1897 : {우주 전쟁}, {투명인간}

1908 : {이계의 집}, {강철 군화}

1910년대

<멋신>에서는 1910년대와 1920년대를 “SF의 개화기”라고 부릅니다. 휴고 건즈백의 {랄프 124 C 41+}(1911)와 “어메이징 스토리즈”의 창간(1926)을 장르 SF의 시작으로 보는 거죠. 문학을 넘어 문화적인 측면에서 SF를 보자면 일리가 있는 견해입니다. 이 시기의 작품들 중 국내에 소개된 것은 많은 편이 아니군요. 일곱 편 중에서 굳이 한 편을 고르자면 {R. U. R}입니다. {프랑켄슈타인}보다 훨씬 더, 인조인간에 대한 후대의 모든 SF들에게서 발전될 아이디어와 사변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습니다. 기준작은 꼽기도 애매한 숫자이니 건너 뛰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국내에는 유럽 쪽의 예외들이 더 많이 소개된 것 같긴 하지만) 1910, 20년대는 아직 SF라는 명칭에 걸맞는 모습을 찾지 못한, 무수한 시행착오 끝에 찾기 시작한 무렵으로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런 면에서는 아무래도 별 수 없이 {화성의 공주}가 기준작이 될 수 있을 듯 하군요)

1911 : {Ralph 124C 41+}

1912 : {잃어버린 세계}, {화성의 공주}

1919 : {반지 속으로}

1920년대

1920 : {R. U. R}

1924 : {우리들}

1928 : {Skylark  of  Space}, {물고기 인간}, [크툴루의 부름]

1930년대

<멋신>에서는 “변혁의 태동”으로 부르는 시기입니다. 의미심장하게 1930년 1월에 “어스타운딩 스토리즈”가 창간되고, 같은 달 존 우드 캠벨 주니어(이하 ‘캠벨’)는 “어메이징 스토리즈”에 [원자가 붕괴할 때]로 데뷔합니다. 이른바 (미국) ‘SF의 황금기’를 연 것으로 많이 언급되는 앞서의 사건들에 비해 국내에서 별로 조명되지 않은 부분이지만, 여기서는 E. E. 스미스의 {Skylark  of  Space}와 {Lensman} 시리즈를 조명하는 게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금 멀게는 {타임 머신}부터, 보다 세속화된 {Ralph 124C 41+}를 대표적으로, 미래 사회의 신기한 광경/도구들을 제시하며 시간 축 위에서 시원하게 멀리 멀리 저 멀리 건너 뛰었던 것이 30년대 이전이었다면 {Skylark  of  Space}에서는 (과학적으로는 터무니없이 뻥 투성이지만) 초광속 도구의 도입으로 마침내 공간 축 위에서도 장쾌하게 멀리 멀리 저 멀리 건너 뛰는데 성공하고, 이어 {Lensman} 시리즈에서 드디어,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지금-여기로부터 폭발하듯 튕겨져 나갈 때 느껴지는 경이감의 본질, 원형이 확립된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점에서, 잠정적으로, {스타메이커}를 걸작으로, [화성의 오디세이]를 기준작으로 꼽는 것이 적절해보입니다. 이 시기 SF에 대해서 제대로 이야기해보자면 더 많은 작품들에 대한 발굴 번역이 요원하다고…하기는 개뿔. 됐고요. 여기 뒤적일 돈 있으면 2000년 이후 SF나 한둘 더 내주는 게 좋긴 하죠. (렌즈맨 시리즈 완역본으로 읽고 싶으신 분 설마 계십니까?)

1932 : {멋진 신세계}

1934 : {Lensman}, [화성의 오디세이]

1935 : {이상한 존}

1936 : {광기의 산맥}, {도롱뇽과의 전쟁}

1937 : {스타메이커}

1938 : {침묵의 행성 밖에서}

1939 : [Black Destroyer]({스페이스 비글}의 첫 단편)

1940년대

<멋신>은 “<<어스타운딩>>의 황금시대”라고 제목을 붙이고 (<이해>는 40, 50년대에 대해서 학문적 엄정함 덕분인지 보다 객관적으로, ‘과장되고 자화자찬적이며 무비판적인’ 표현이라고 냉소합니다만.) 30년대 후반 캠벨이 “어스타운딩 스토리즈”의 편집장이 되면서 고전적인 SF의 정의(‘이학, 공학적 관점을 투철하게 견지하여 ‘사이언스’라는 요소를 작품의 논리기반의 피와 살로 융합’-<멋신>111~112쪽)에 부합하는 작품들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면서 캠벨 스쿨이라 불릴 작가군을 만들어내고, 그 대표자들이 바로 아시모프, 하인라인이라고 정리합니다. (기타 중요한 작가로 아서 클라크, 클리포드 시맥, 반 보그트를 꼽습니다.) <이해> 역시 ‘황금기’라는 표현에는 비판적이지만 40, 50년대 중요한 작가군으로 반 보그트, 하인라인, 아시모프, 스터전을 꼽고 반 보그트가 40년대 이후 SF의 새로운 테마들에 적응하려 애쓴, E. E. 스미스, 하인라인은 보그트에게 부족했던 나레이션과 성격 묘사, 사회 전체의 견고하고 일관적인 구축을 보여준 작가, 아시모프는 ‘결코 깊은 감동을 주는 작가는 아니었다. 그의 문체는 기껏해야 실용적이고, 심리적인 통찰도 결코 깊지 않다. 그러나 그는 기발한 발상과 논리전개의 능력을 갖고 있다. 어떤 면에서 그의 작품은 로보트가 인물들만큼 흥미롭지만, 인간감정의 깊이는 없다는 점에서 문학인들이 생각하는 SF의 전형이다. 그러나 그의 장점은 SF의 핵심적 요소로서 진정한 장점들이다. 그는 소설이라는 모형을 사용해서 우리로 하여금 우주의 구조와 인간정신의 구조, 기술, 시간 그리고 역사에 대한 우리의 관계를 생각해보게 한다. 그것도 재미있고 유치하지 않게 그려낸다. 그는 하인라인같은 이야기꾼은 아니지만, 소설을 오락과 문제제기의 수단으로 사용한 인간적인 과학자다’(85쪽)라고 소개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주제와 문체 면에서 후대 SF에 큰 영향을 미친 작가로 스터전을 꼽고요. (여기에 덧붙여 버금가게 중요한 작가로 브래드버리와 아서 클라크, 프레드릭 폴, 알프레드 베스터를 짧게 소개합니다.)

이상에서 보듯 고전적으로 중요한 작가들은 모두 튀어나온 시대(참고로, 아시모프의 데뷔는 39년, 하인라인의 데뷔도 39년, 아서 클라크의 데뷔는46년(37년부터 팬진 활동은 했지만), 반 보그트의 데뷔도 39년, 브래드버리의 데뷔는 38년, 스터전의 데뷔는 )로, 영미 SF에 초점을 맞춘다면 ‘황금기’라는 말이 결코 과장되게 들리지 않는 시기이기는 합니다. (50년대까지 통합해서 생각할 경우에요. 주요 (고전적) 작가들의 데뷔 시기가 40년 전후이니 40년대 자체에는 그다지 주목할 작품이 많은 편은 아닙니다. 아래 50년대의 작품 목록들을 보세요. 일단 40년대 한정으로는 걸작으로 [전설의 밤], 기준작으로 {조던의 아이들} 꼽고 넘어가죠.

1940 : {Captain Future}

1941 : {므두셀라의 아이들}, {조던의 아이들}, [전설의 밤]

1942 : {페렐란드라}

1944 : {시리우스}

1945 : {그 가공할 힘}

1949 : {1984}

1950년대

<멋신>이 “장르 SF의 완성기”라 부르고, <이해>는 40년대와 묶어 황금기로 부르고 있습니다. 일단 아서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과 {도시와 별} 등을 다루고, 제임스 블리쉬, 할 클레멘트, 폴 앤더슨을 차례로 호명합니다. (하드 SF에 경도된 “Key Person, Key Book”답습니다만, 한편으로는 정말, ‘황금기’의 솔직한 이름은 ‘하드 SF의 황금기’이고, SF의 본령은 역시나 하드 SF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해>는 50년대에 대해서 ‘이 분야의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했으며, 작품의 양과 질의 면에서 40년대보다 더 황금시대로 만들었던 (…) 성숙했지만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50년대가 진정한 SF의 황금시대라 할 수 있을 것'(94쪽)이라 합니다. 그리고 <이해>는 ‘팬덤’의 발판이었던 펄프 잡지들이 이 기간 동안 전문적인 SF로 탈바꿈되었고, 그 결과 잡지 내에서 비판적 자기검토가 촉진되어 보다 많은 비평과 서평들을 이끌어냈고, 이들이 결국은 일반적인 문학비평의 영역으로 통합되며 ‘뉴웨이브’가 시작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걸작, 수작, 명작들의 목록에서 무엇을 꼽아야 할지 정말 정말 참으로 난감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만, 굳이 꼽자면, 시대를 초월한 걸작으로는 {파괴된 사나이}, 시대의 기준작으로는 {여름으로 가는 문}으로 하겠습니다. 알프레드 베스터는 60년대 후반 이후로부터 이 시간대로 시간 여행을 와서 두 장편을 쓴 게 분명합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1950 : {화성연대기}, {아이, 로봇}, {투 더 스타}

1951 : {파운데이션}, {일러스트레이티드 맨}, {트리피드의 날}

1952 : {파운데이션과 제국}

1953 : {유년기의 끝}, {인간을 넘어서}, {화씨 451}, {파괴된 사나이}, {두 번째 파운데이션}, {강철 도시}

1954 : {브레인 웨이브}

1955 : {하늘의 터널}, {바디 스내처}, {영원의 끝}

1956 : {도시와 별}, {타이거! 타이거!}, {벌거벗은 태양}

1957 : {여름으로 가는 문}, {민들레 와인}

1958 : {은하를 넘어서}, {불사판매 주식회사}

1959 : {우주의 전사}, {리보위츠를 위한 찬송}, {타이탄의 미녀}, [앨저넌에게 꽃을]

1960년대

<멋신>이 “하이테크놀로지 시대의 개막과 SF”로 부르고 <이해>는 (국내 젤라즈니 팬들은 60년대 SF, 하면 으레 떠올릴 것과 마찬가지로) ‘뉴웨이브’의 시대로 부르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이해>는 뉴웨이브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필립 K. 딕과 어슐러 르귄, 존 브러너, D. G. 컴프튼, 스타니슬라프 렘을 상당한 분량으로 소개합니다)

제목부터 시작해서, 폴 앤더슨과 래리 니븐을 데리고 의기양양하게, 마치 뉴웨이브는 SF가 아니라는 듯이 혹은 없었다는 듯이(물론 챕터 후반에서는 살짝 언급하며 깝니다마는) <멋신>이 꽤 귀엽지만(그리고 사실 한편으로는, 하드 SF에 아주 인색한 국내 SF 번역 출판업계를 생각해보면 우리가 60년대를 너무 한쪽에서만 바라본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래 출간 목록을 보면 50년대와 60년대 사이의 간격은 확연하게 느껴집니다. 이 시기의 걸작으로는 {크리스탈 월드}, 기준작은 {어둠의 왼손}을 꼽아보는 게 어떨까요.

1961 : {솔라리스}, {연인들}, {낯선 땅 이방인}

1962 : {높은 성의 사나이}, {물에 잠긴 세계}

1963 : {혹성 탈출}

1964 : {화성의 타임 슬립}

1965 : {듄}, {내 이름은 콘라드}, {사이버리아드}, {닥터 블러드머니}, {파머 엘드리치의 세 개의 성흔}, {불타버린 세계}

1966 : {크리스탈 월드}, {달은 무자비한 밤의 여왕}, {로캐넌의 세계}, {유배 행성}

1967 : {환영의 세계}, [용의 간택]

1968 : {앤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우주비행사 피륵스}, {초키}

1969 : {어둠의 왼손}, {신들의 사회}, {유빅}

1970년대

<멋신>은 “신세대의 등장”이라며 그레고리 벤포드와 로버트 포워드를 꼽는데, 그보다는 거장들의 재래ㅡ아서 클라크의 {라마와의 랑데부}, {지구제국}, {낙원의 샘}, 아시모프의 {신 자신}과 [이백살을 맞은 남자], 프레드릭 폴의 {맨 플러스}와 {게이트웨이}를 소개하는데 치중합니다. <이해>에게 70년대는 동시대였기 때문에, 60년대 뉴웨이브의 연장선에서 할란 엘리슨, 사무엘 딜레이니, 토마스 디쉬, 조안나 러스를 이야기하고, 현대문학의 SF에 대한 접근 예로서 커트 보네거트와 토마스 핀천 등을 언급하며 ‘SF 小史’를 마무리합니다.

아래의 목록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국내 SF 출판계에서도 70년대는 하드SF와 뉴웨이브가 뒤죽박죽으로 섞여 있는 상태입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사실 국내 번역 출판사들이 하드 SF에 얼마나 짠지 생각해보면 70년대 또한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걸작과 기준작 은 각각 {라마와의 랑데부}{링 월드}로 합시다. 어라, 둘 다 하드 SF 계열이네요?

1970 : {타우제로}, {링 월드}, {죽음의 미로}

1971 : {하늘의 물레}

1972 : {라마와의 랑데부}, {두개골의 서}, {지구에서 온 여자}

1974 : {빼앗긴 자들}, {세상이 끝날 때까지 아직 10억 년}

1975 : {영원한 전쟁}, {지구 제국}, {에코토피아}, {집행인의 귀향}

1977 : {별의 계승자}

1979 : {다아시 경의 모험}, {낙원의 샘},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1980년대

<멋신>은 “새롭게 열리는 SF의 지평”이라며 ‘사이버펑크’를 조명하고, 데이비드 브린, 그렉 베어 등을 함께 묶어 ‘정통 SF의 맥’을 이었다고 평가합니다. 윌리엄 깁슨을 생각해보면 뉴웨이브와 하드 SF의 종합이 아닐까 싶어지기도 하고, 하여간 <멋신>이 생각하는 캠벨류의 ‘정통 SF’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변종’ 혹은 ‘사파’라는 단어들이 더 어울려 보입니다만… 아래 목록을 훑어보면 하드 SF적 경향이 더 짙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 시기의 걸작으로는 별 수 없이 {뉴로맨서}가 쉽게 꼽히는데, 기준작으로는 어느 것을 꼽을지 망설여집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다 고만고만하죠.) {게임의 명수}를 꼽고 싶은데 그러면 80년대 전반과 괴리가 꽤 커 보입니다. {떠오르는 행성}은 어떨까요? 80년대 SF의 특징을 고전적인 맛촌스러움과 현대적인 맛세련됨 사이의, ‘씨X, 스페이스오페라가 뭐 어때서, 재밌고 화끈하면 그만이지!’라고 커밍 아웃하기 전까지의 암중모색기 혹은 과도기로 보자면 적당해 보입니다. 80년대 후반, 이언 M. 뱅크스나 댄 시몬즈 등에 비해서는 좀 투박해 보이는 면도 없잖아 있습니다만 80년대의 전반 {타임스케이프}나 {배틀필드 어스}, {프라이데이}등과의 절충으로는 괜찮아 보입니다.

1980 : {다섯번째의 샐리}, {타임스케이프}, {야생종}

1981 : {미사고의 숲}, {발리스}, {성스러운 침입}

1982 : {별을 쫓는 자}, {프라이데이}, {배틀필드 어스}

1983 : {떠오르는 행성}, {아누비스의 문}

1984 : {뉴로맨서}, {시간과 공간을 지배한 사나이}

1985 : {스키즈매트릭스}, {시녀 이야기}, {엔더의 게임}, {비잔티움의 첩자}, {블러드뮤직}

1986 : {추락하는 여인}, {마일즈의 전쟁}

1987 : {플레바스를 생각하라}, {캐리비안의 해적}

1988 : {게임의 명수}

1989 : {네메시스}, {히페리온}, {라미아가 보고 있다}, {다이디타운}

1990년대

이제부터는 <이해>도 <멋신>도 없이 우리끼리 더듬어 나가야 합니다. 80년대 후반에 이미 확연해진, 하드 SF적 스타일과 스페이스오페라적 요소가 결합되는 경향은 2000년대까지도 계속 이어지는데(90년대는 {심연 위의 불길}), 90년대 자체의 국내 번역계는 사이버펑크의 후기적 경향이 짙어 보입니다. ({스노우 크래쉬}, {다이아몬드 시대} 등) 특히 재미있는 것은 나노 기술을 소재로 한 작품들의 대두랄까요. ({쿼런틴}, {다이아몬드 시대}, {아이도루}) 이 시기의 걸작으로는 뭐니뭐니해도 {쿼런틴}, 기준작은 꼽기 애매한데, {영혼의 빛}이나 {아이도루} 정도면 어떨까 싶습니다.

1990 : {히페리온의 몰락}, [바빌론의 탑]

1992 : {스노우 크래쉬}, {심연 위의 불길}, {쿼런틴}, {콰이터스}, {둠즈데이 북}

1993 : {안티아이스}

1994 : {멸종}

1995 : {다이아몬드 시대}

1996 : {영혼의 빛}, {아이도루}

1998 : {키리냐가}, {개는 말할 것도 없고}

1999 : {다윈의 라디오}

2000년대

{쌀과 소금의 시대}와 {어둠의 속도}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90년대와 비슷하게, 현대적인 스페이스오페라의 시대로 정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현재 시점과 가까운 관계로 걸작을 꼽긴 힘들고, {대수학자} 정도면 약간 상향된 감이 없잖아 있지만 기준작으로 이야기해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2001 : {신의 용광로}, {모탈 엔진}

2002 : {쌀과 소금의 시대}

2003 : {일리움}, {어둠의 속도}

2004 : {대수학자}

2005 : {노인의 전쟁}, {올림포스}

2006 : {블라인드 사이트}, {유령여단}, {라크라이트}

2007 : {마지막 행성}

2009 : {와인드업걸}, {십 브레이커}

2010년대

국내 출간작이 없습니다.

정리 : 기준작을 통해 보는 영미 SF 미니 연표

1910, 1920 : {화성의 공주}

1930 : [화성의 오디세이]

1940 : {조던의 아이들}

1950 : {여름으로 가는 문}

1960 : {어둠의 왼손}

1970 : {링 월드}

1980 : {떠오르는 행성}

1990 : {영혼의 빛} / {아이도루}

2000 : {대수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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