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1일자로 발간된 미래경 3호는 발간사에서 “국내 최초의 ‘3호가 출간된 SF 전문 잡지'”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SF 전문 잡지인지 한 번 읽어봅시다.

※ 기사  제목 밑의 부제는 ‘SF&판타지 도서관’ 홈페이지의 판매 안내 공지글에서 가져왔습니다. 미래경 1, 2호에 대해서는 환상문학웹진 ‘거울’의 88호의 리뷰 기사 일독을 적극 강력 추천합니다. 본 특집에서는 그 정도 수준으로 예리하고 깊이 읽어내긴 힘들고, 목차의 순서를 따라가며 기사별로 주목할 만 한 부분, 아쉬운 부분들을 잠깐 짚어보려 합니다.

ㅁ특집
   1) 한국 SF 독자 의식 설문조사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SF를 읽는 한국 독자들의 속마음. 소문으로만 떠돌았고 추정만이 가능했던 독자들의 마음 속을 들여다본다.
   2) 테드 창과의 인터뷰
        단 한 권의 단편집으로 한국 독자의 머릿속에 SF의 신성으로 각인된 작가, 테드 창을 만났다. 그의 작품 세계와 그가 바라보는 SF의 모습을 그의 입으로 직접 들어 보자
   3) 신세기 SF 출판 경향
        소수 중의 소수인 SF장르, 그중에서도 극히 드문 창작SF의 현황을 분석한다. 2000년대의 한국 SF 출판계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특집 1)은 애초에 제대로 된 표본 집단에 대한 설문인지가 미심쩍습니다. ‘침묵하는 다수’의 속내를 찾겠다는 기획의 변은 어째 뉴라이트스러운 수사스러운 게 손발리 오글거리게 하는데다, 그렇게 찾아낸 ‘침묵하는 다수’라는 게 1년에 사서 읽는 소설 수가(SF만도 아니고 전체 소설  숫자가) 10권 이하라는 응답이 전체의 절반인 집단이라는 사실 앞에서는ㅡ아, 잠깐만요, 이 특집 기사는 존재 자체가 유머인 거죠? 그렇죠? 침묵하는 다수가 아니라 존재하지 않는 다수 아닙니까?ㅡ웃을 수도 울 수도 없습니다. (미안해, 이럴 때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될지 모르겠엉.) 이러니 이후로 이어지는 질문과 답변들도 SF에 관한 것으로 보기 힘듭니다. 분권에 대한 질문에 대한 가장 많은 답변도 ‘필요하다면 분권’인 것 역시 코미디. ‘필요하다면  하야’, ‘필요하다면 개헌’ 같은 정치적인 수사만이 떠오를 뿐입니다. 이 특집 기사의 최대 성과는 1-5)번 질문인데, 응답자들이 주로 책을 읽는 곳은 집(86%)이며, 그 다음으로는 대중교통(37%), 도서관(19%)라는 놀라운 결과를 밝혀낸 ‘미래경’ 편집진들을 과연 무슨 말로 칭송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심지어는, 화장실에서 주로  책을 읽는다는 사람이 27명이나 된다는 충격적인  사실마저 밝혀내는데 성공했다는 부분에서는 할 말을 잃게 됩니다. 실로 대한민국 출판계를 넘어서 전세계 출판계가 반드시 주목해야할(아니, 출판계를 넘어서 전세계 대장항문외과계에서도 반드시 참고해야할) 어마어마한  정보가 아니겠습니까. 이는 대한민국의 자랑이자 인류 전체의 쾌거라 아니할 수 없을 것입니다. 나머지 질문들은 앞서 언급했듯이 SF를  얼마나 읽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집단의 응답을 SF에 관한 답변으로 견강부회한 혐의가 짙어 언급할 필요가 안 느껴지는데, 특히  3-2) ‘이름만으로 구입하는 작가’에 대한 주관식 응답률이 175명으로 전체의 58%에  불과했다는 점이 특히나 이 의혹을 뒷받침해줍니다. SF작가의 이름 하나 제대로 못 대는 사람들이 전체의 42%나 되는 설문 집단에서 나온 ‘침묵하는 다수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바에야 그냥 한 달에 SF 두세 권씩 꼬박꼬박 사읽으면서 지랄하는 소수의 목소리를 듣는 게 차라리 낫지 않겠습니까?

특집 2)는 내용이 꽤 흥미롭습니다만 기사 자체가 뜬금없다는 느낌을 지우기는 힘듭니다. ‘미래경’이 정기적으로 발간되는 잡지가 아니니 기사 기획 시점과 최종 발행 시점 사이에서 온도차가 생기는 건 어쩔 수 없고, 특히 테드 창의 방한 및 인터뷰 시점과 독자들이 그 기사문을 받아보고 있는 현재 시점 사이의 차이는 별 수 없는 거지만, 인터뷰 후반부 및 이어지는 보충 기사에서 중점적으로 다룬 테드 창의 2년 묵은 신작 [The Lifecycle of Software Objects]를 국내 독자들이 한국어 번역본으로 읽게되는 것이 언제일지 기약할 수 없는 미래 사이의 시간차가 가장 아쉽군요. 특히나 번역 출간 의지를 불태우는 출판사가 하필이면 ‘행복한 책읽기’라는 점은 정말 서럽기만 합니다. 목가적인 출판사는 테드 창을 다른 출판사에 풀어주라! 풀어주라! 인터뷰 본문에서는 국내 일부 ‘팬’들의 전가의 보도 ‘경이감’에 대한 테드 창의 견해가 특히 주목할 만 하고, {당신 인생의 이야기} 수록작들에 대한 문답도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빠돌끼가 있는 팬이 애정을 듬뿍 담아 진행한 인터뷰는 읽는 맛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뒤에  실은 페이크 인터뷰 ‘테드 창에 관한 소고 : 인터뷰’는 또한 왜 실었는지 알 수 없어 다시금 독자를 미궁에 빠지게 합니다. 재미로? 그냥  ‘그 글이 거기 있으니까’?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활자 묶음 아닙니까. 김상훈 씨가 이걸 번역해서 테드 창한테 보낸 거야 김상훈 씨다운 악취미니까 그러려니 싶지만 흥미로운 정식 인터뷰 뒤에 사족처럼 굳이  덧붙인 이유는 도무지 상상할 수 없군요.)

특집 3)은 여러 매체를 통해 지겹도록 되풀이되는 복기의 최신판입니다. 복기의 정석대로 SF 장르의 개관부터 시작하는데, 아마 머릿속에 든 게 딱 거기까지고 그 외에는 없으니까 서당에서 천자문 읽듯 그렇게들 끈질기게 되뇌어대는 거겠죠.

정작 본격적인 복기로 들어가면, 장강명 씨의 {클론  프로젝트}(1996, 동아일보사), 이한음 씨의 {신이 되고 싶은 컴퓨터}(아카데미 서적, 1999), 김호진 씨의 {인디케이터}(국민서관, 1999), 이문영 씨의 {미래경찰  피그로이드}(굿데이신문, 2003) 등을 “SF 작품을 한두 권 발표한 사람은 여럿 있으나”라는 말로 슬쩍 밀어내 버리고 “국내  작가들의 앤솔러지  역시  {창작기계}(서울창작, 1993), {사이버펑크}(명경, 1994)가 나온 이후로는 10년쯤 소식이 뚝 끊겨 있었다.”라고 시치미 뚝 뗀 다음 ‘과학기술 창작문예’와 웹진 ‘크로스로드’, ‘거울’ 등의  2000년대  중반 이후로 휙 날아가버리는 건 너무 자의적인 축약이고 비약 아닙니까.

다양한  그래프를 동원해서 시각적으로 강한 인상을 주고 있지만 정작 본문은 평범합니다. 무슨 해에 어떤  책이 출간되었는지, 출판사 보도 자료에서 한두 문장 발췌한 듯 한 뻔한 내용으로 단조롭게 책  이름들을 짚어나갑니다. 무슨 족보 외우기가 따로 없는, 제대로 된 분석과 통찰 없이 책  이름만 나열할 뿐이니 졸리기만 할 뿐입니다. 간혹 분석스러우려 노력하는 추측이 들어가는데 무리수라서 보기 안쓰러울 따름이고요. 대표적인 예로 2010년 한  해에 국내 창작 SF의 출간이나 창작/번역을 통틀어  새로운 출판사의 유입 등 꽤 고무적인 현상이 나타났다고 서술하면서도 그 이유로는 “작가들의 성장이 출판 시장의  불황과 합쳐져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라는 도대체  한국어 같기는 한데 무슨 소린지는 알아들어먹을 수 있는 길이 전혀 안 보이는 공염불만  대충 외우고 넘어간 거나, 그래봤자 2011년에 갑자기  (특히나 국내 창작 SF의 출간이) 위축되어버린 SF 출간 현황에 대해서 ‘작가들의 비축분이 다 떨어져서’ 같은 기발한 발상을 선보인 것 등을 들 수 있겠습니다. 꼬꼬면 매출이 줄었다는데 아마 라면 비축분이 다 떨어져서겠죠? (오, 따라해봐도 멋있군요) 몇 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고, 잘 팔리는데 신작 안 쓰는 작가가 있겠습니까? 신작 써도 안 팔려서 안 보이는 거겠죠.

결론은 다시 코리안 SF의 당위에 대한 처절한 re-부르짖음인데, 별로 새로운 부분은 없고 예전에 본지에서도 언급된/한 적 있으니 넘어갑시다. 은하계 저 너머에서 인간 아닌 존재들이 웃고 울고 사랑하고 싸우는 것을 그릴 수 있는 장르에다 대고 고추장 냄새가 나야 한다고 하니 정말 웃을 수도 없고 울 수도 없고…(미안, 이럴 때는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모르겠엉 (2))

ㅁ창작 단편
   1) 불의한 심장에 칼을 꽂아라 (정보라)
        재앙의 시대, 의인 열 명이 세상을 구한다
   2) 진흙피리새 (전혜진)
        아비 없이 태어난 아이 이사나의, 생명에 대한 질문
   3) 돌고래 왈츠 (조현)
        내 고향 행성의 노을빛을 그녀에게 알려주고 싶어

창작란은 굉장히 흥미로운 작품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정말 흥미진진하게 잘 읽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SF를 보여주세요?

[불의한 심장에 칼을 꽂아라]는 ‘사이비 SF에 광선총을 쏘아라’ 같은 문장을 떠올리게 합니다. 열혈 SF 독자라면 광선총은 아니더라도 라이터라도 들고 덤비고 싶은 글이죠. 김린 씨의 [우주와 그녀와 나]에 이어 또 세상을 구할 10명의 의인 이야기입니다.  90년대의 아틀란티스와  스핑크스 이후 2000년대 사이비 SF의 최신 유행 소재는 ‘라미드 우프닉스’인 겁니까? 종교와 형이상학과 과학을 정신줄 놓고 뒤죽박죽으로 섞으니까 미래의 참사를 예언하는 외계로부터의 신호 운운하는 이상한 소리가 튀어나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어떤 논리적인 설명이나 체계 없이 그냥 작품 자체의 설정만으로 일관하면서 항공우주국이나 비밀실험실처럼 뭔가 과학적인 것처럼 있어보이는 소도구를 피상적으로 끌어다 쓰니 실험실에서 한다는 실험도 무슨 간밤에 비행접시에 납치되어 갔다왔다는 사람들  헛소리처럼 알맹이는 하나 없는 요식 행위에 불과할 뿐이고 작품 자체는 SF의 영역을 벗어나 환상  소설의 저 푸른 지평으로 훨훨 날아갈 뿐입니다. 그냥 환상  소설로 보자면  (특히나 웹진 ‘거울’류의 여성향 환상 소설로 보자면) 읽을 만 한 작품인데 ‘국내 최초의 3호가 출간된 SF 전문 잡지’에서 읽자니 이건 뭐임?이라는 말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흙피리새]는 네이버 캐스트에 게재된 [다시  한 번 크리스마스]의 불필요한 속편입니다. 전작이 아서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에 과도하게 기대었으면서도 나름의 재치로 어느 정도 오리지널리티를 확보하는데 성공했었다면, 이쪽은 아서 클라크라는 부목을 치우고 나니 허망하게 쓰러져 버린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줄 뿐입니다. 지구  문명을 초월한 경지에 올랐다는 슈슬리사들은 3인칭으로 제시되는 것이 아니라 1인칭으로 제시되자 그냥 범상한 작가에 의해 설정만 초월자로 되어 있는 범상한 존재들에 불과해져 버렸고, 진화 자궁에서 나왔거나 말거나 천재들로 설정된 아이들도 하나같이 범상함을 넘어서 바보 같이 그려질 뿐입니다. 모두가 멍청하고 바보 같으니까 그냥  그게 이 작품 안에서는 다들  비범하고 천재적인 건지도 모르겠네요. 마지막의 반전은 기독교 외경을 너무 작위적이고 도식적으로 SF화시켜서 SF 자체로서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이사나가 슈슬리사들의  예상을 뛰어넘는(그리고 그들의 진화 자궁 역시 뛰어넘는) 아이라는 건 알겠는데, 굳이 발달이 가속화되어 알에서 나오자마자 날아가는 새들이 알에서 깨었을 때 진흙처럼 굳어 있어야 하는 이유는 앞에서 하나도 암시되지 못했으며 그 결과 소설적 개연성이 심각하게 감소되어버렸고, 엔딩이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작품 전체와 유기적으로 융합되어 보다 (특히 미학적으로) 깊은 감동을 자아내지는 못합니다. 그 밖에, 고추장 냄새 나는 메이드 인 코리아 SF를 위한 필요악이었을지는 몰라도,  중동을 주무대로 하는 이야기 속에서 한국 지명이나 인명이 무슨 개밥에 도토리처럼 불필요하게 들어가서 툭툭 튀는 느낌만 자아낸 것도 사소하지만 단점으로 지적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한국 작가는 중동물 쓰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나보죠? 작품 배경으로 외국을 쓰면 무슨 수입세라도 무나요?

[돌고래 왈츠]는 제목을 ‘하여가’로 다는 게 어땠을까 싶군요. 뭔 놈의 접속 부사로 그렇게 하여, 하여, 거리는지 하도 읽다 읽다 걸려 넘어질 지경이라 몇 번이나 나오나 세어보기까지 했습니다. 모두 15개. 멋지지 않습니까. 총 15쪽(정확히는 14쪽 반 정도) 분량의 작품에서 평균 한 쪽에 한 번 꼴로 툭툭 튀어나오는군요. 이 문어투 접속 부사의 과잉이야말로 이 글의 전체적인 스타일ㅡ손발리 오글거리미즘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초기 무라카미 하루키(20대 후반 혹은 30대 초반의 직장인이 여자  친구를 ‘그 애’라고 부르는 오글거리미즘) 혹은 다카하시 겐이치로(웨인 루니와 지미 헨드릭스를 고흐와 마티스와, 반도네온을 파드샤와 섞어놓는 오글거리미즘) 등 가볍고 경쾌한 일본 소설 분위기에 SF적 요소를 살짝 얹은 소품입니다만, 그 SF적 요소라는 게 독창적인 부분은 거의 없고 페스티쉬 수준으로 이 SF 저 SF를 짜깁기 해놓아서, SF 독자라면 누구 놀리나 싶어질 정도입니다. 167쪽은 누가 뭐라고 해도  {중력의 임무} 요약 발췌본이고, 돌고래 행성 관련 부분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없이 이야기하기 힘들지 않습니까? 장르 밖에서 그러면야 아무 것도 모르는 불쌍하신 분 눈에 얼마나 신기했겠어, 하고 넘어갈  텐데 ‘클라투 행성 지구 주재 특파원’을 자임하실적도로 덕후스러운장르 팬스러운 광휘가 넘쳐흐르는 분이 이런 글을 내놓으시니 당혹스럽습니다.

ㅁ작가와의 만남
   1) 소설가 김상현: <탐그루> <하이어드> <킬러에게 키스를>
        판타지, SF, 팩션, 스릴러, 뭐든 재미 있는게 좋아요.
   2) 소설가/번역가 송경아: <수키 스택하우스> <사이버리아드>
        창작은 수레 끌고 터벅터벅, 번역은 차 타고 씽씽
   3) 소설가 박애진: <지우전>
        <거울>의 편집장에서 <지우전>의 작가까지
   4) 영화감독 이응일: <불청객>
        <미래경>을 가로지르는 허튼 소리!!

‘작가와의 만남’은 그냥 아무 작가나와의 만남인 것 같습니다. 국내  SF 작가풀 자체가 극히 빈약한 점은 충분히 이해되지만 그래도 ‘국내 최초의 3호가 출간된 SF 전문 잡지’의 작가 탐방란치고는 아무래도 실망스러운 건 어쩔 수 없지요. 미래경 1호에서는 곽재식, 김보영, 박애진, 배명훈, 임태운(작가로서), 김상훈, 송경아, 정소연(번역자로서),  2호에서는 김이환, 배명훈, 김보영 등을 다루었으니 이 바닥에서 긁어모을 수 있는 인사들은 대개 다 모은 셈인데, 그래도 김창규 씨(이 쪽은 작가로서든 번역자로서든 안 하는 이유가 정말 궁금)라든지, (너무 세대 차이가 나긴 하지만) 복거일 씨라든지, (이메일로만 해야겠지만) 듀나 등을 건드리지 않고 있는 건 좀 그렇지요. 특히나 박애진 씨는 이번엔 {지우전} 작가로서 무슨 출판 홍보 마케팅도 아니고 리뷰를 빙자한 홍보 기사까지 덧붙여 실었는데 이건 좀 너무하다 싶습니다. 혹시나 싶어 {지우전} 사봤는데 이건 정말 SF 잡지에서 다룰 책이 아니지 않습니까?(애초에 날개 같은 책 판촉 전문 블로거의 기사를 실은 거에서 눈치 못 챈 잘못도 있긴 합니다만) 이럴  바에야  차라리 정말 이오덕영도를 부르든가.

ㅁ칼럼
   1) “체코 SF”에 도달한 것을 환영하오, 낯선 이여 (심완선)
        복잡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우뚝 솟은 체코 SF를 여행하려는 한국 독자를 위한 안내서
   2) 외계와의 조우 – 스타게이트의 외계인 (이수현)
        미국 대중문화에서 보이는 외계인, 외부 세계의 인식
   3) 어린아이의 손에 쥐어진 면도칼 (김규현)
        SF × 초능력 + 인간의 진화 = 제노포비아
   4) 작가의 발견 – 찰스 스트로스 (홍인수)
        세탁소와 토성을 넘어 포스트 휴먼을 향하는 찰스 스트로스의 작품 세계
   5) Outside Looking In – 한국에서의 SF의 소외에 대한 소고 (고드 셀러)
        한국 거주 10년차, SF작가 고드 설러가 바라보는 SF와 한국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
   – 테마리뷰: 이걸 봐, 평행세계가 먹히기 시작했어
        평행세계는 SF에서 어떻게 묘사되는가, 영화와 소설에 등장하는 다양한 평행세계의 모습을 살펴보자
        <소스코드> <쿼런틴> <다시 한 번 리플레이> <스타트렉> <SF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남은 방법> <형사 실프와 평행우주의 인생들>

칼럼 1)은 작년에 SF 쪽에 조금만 관심 있었으면 많이 들어보았을 (단적으로는 {제대로 된 시체답게 행동해!} 한 권만 읽어봤어도 대개 들어보았을) 정보들의 종합 보고서입니다. 공들여 쓰긴  했는데 기존의 정보 이상의 내용은 없는 부분이 아쉽네요.

칼럼 2)는 너무 뻔한 이야기입니다. 미국 대중 문화 속의 미국 대중들의 무의식은 이미 너무 많이 이야기된 주제죠.

칼럼 3) 또한 뻔한 이야기들의 요약 정리부터 시작을 하는데  초능력을  도술과  섞어 혼동하거나 일본어사전을 뒤적거리시는 이상한 포지션에 오버마인드를 상령이라고 멋드러지게 번역하는 센스를 보여줘서 어느 산에서 하산하신 도인인가 싶었더니 (아마도) 듀나 게시판의 Q님이었네요. 전반부에서는 초능력을 중심으로 미국  SF 소설들을 정리하고 후반부에서는 한국 영화 두 편을 간략하게 리뷰합니다. 초능력물의 주제를 꼭 인류 진화에 대한  비전으로 파악하는 교훈론적 관점이 좀 답답합니다만 그냥 심심풀이로 읽을 만 한 기사이긴 합니다.

칼럼 4)는 해외 SF 읽는 블로거들의 포스팅에서는 많이 언급되었고 웹진 ‘거울’에는 비공식적으로 단편이 번역되기도 한 찰스 스트로스 소개글인데, 출판계라든가 최소한 독서계를 뽐뿌질하기에도 2% 정도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런 기사에서는 정말 좀 점잖은 태도 버리고 김상훈 씨 스타일의 팬심 가득한 약장사가 펼쳐지는 게 좋지 않았을까요.

칼럼 5)는 이  얇지 않은 잡지에서 가장  건질만 한 기사였습니다. 필자의 관점ㅡ가설이 전적으로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부에서 우리들이 이리저리 생각하던 것과는 확실히 다른 점에서 접근한 부분이 새로운 생각할 점을 많이 던져줍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따로 특집으로 다뤄봐도 좋을 것 같네요.

테마 리뷰는 산만한 느낌입니다. 개별 작품에 대한 리뷰들이 전체적으로 일관되거나 집중력 있는 구성으로 종합되지 못하고 그냥 개개이 떠들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로 읽기는 그럭저럭 괜찮은데 하나로 모여서 큰 이야기를 이루지 못하는 부분은 각 필자들끼리 같이 이야기해보거나 편집부에서 큰 틀을 잡고 조율했으면 나았을 텐데 좀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1, 2호보다는 많이 나아진 느낌입니다. 지하철에서 꺼내 읽어도 쪽팔리지 않는 표지부터가 어딥니까. (필자 취향은 영 아닙니다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크게 무리 없는 건 인정합니다.) 앞으로 4호는 좀더 나은 모습이면 좋겠고, 투덜거림으로 가득 찬 이번 특집 기사도 거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군요.

세 줄  요약 :

1. 특집이나 칼럼은  별로 재미 없음

2. 창작 단편은 SF가 아니고 인터뷰 작가들도 SF 작가가 아님

3. 테드 창 인터뷰나 고드 셀라 칼럼은 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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