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5일 행복한 책읽기 출판사(이하 ‘행책’)의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지 게시물 ‘행복한책읽기 봄철 1/4분기 출간계획 안내’에서 ‘행책’은 버너 빈지의 {심연 위의 불길} 2권을 3월 안에 출간하겠다고 밝혔는데, 글에 달린 덧글들에서도 볼 수 있듯이 SF 독자들의 반응은(써커빠들이 많기로 유명한 ‘행책’에서마저도) 시큰둥을 넘어서 ‘또 뻥치시는 걸 보니 약 드실 시간이 되었나 보군요’ 정도에 가까웠습니다. 출범 당시에는 단순한 출판사 홈페이지를 넘어서 팬덤 커뮤니티를 표방하던 ‘행책’ 홈페이지가 어쩌다 이런 (alt. SF의 구미에 맞는)불신과 냉소의 장이 되어 버린 걸까요?

…에서 물음표는 진부한 수사법일 뿐이고, 우리 모두 그 원인과 원흉을 잘 알고 있죠. 그보다는 ‘행책’이 어느 책에서 가장 오래 가장 심한 뻥을 쳤는지가 궁금할 따름입니다. 한 번 알아봅시다. (본 기사는 전적으로 ‘행책’ 홈페이지 게시물의 검색 결과에 의존하였습니다. 예전에 한 권 한 권 출간될 때마다 기다렸다 속았다 기다렸다 속았다 기다렸다 속아서 치를 떨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한데, 정작 어떻게 속아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세부 사정은 까맣게 잊혀지고 말았으니ㅡ시간은 정말 만병 통치약!ㅡ재구성의 불완전함은 감안하고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총서 제1권부터 제3권까지 한꺼번에 쏟아내며(비록 저작권 풀린 노땅들이 끼었지만) 그리폰 북스 사후 정체되어 있던 SF 독서계에 희망의 빛을 비출 때까지만 해도, 정말 정크 SF를 대신해서 SF 팬덤의 구심점이 되리라는 전망 혹은 기대가 ‘행책’ 내부에서만 울려나오던 구호는 아니었습니다.

01 {잃어버린 세계 (출간일 : 2003-04-30)

02 {불사판매 주식회사 (출간일 : 2003-04-30)

03 {신들의 사회 (출간일 : 2003-04-30)

05 {스타십 트루퍼스 (출간일 : 2003-06-20)

06 {셰르부르의 저주 (출간일 : 2003-08-01)

04 {쿼런틴 (출간일 : 2003-10-15)

그러나 {쿼런틴}에 들어서면서 2003/05/04 게시물에서 “(이 이야기는 <잃어버린 세계>, <불사판매 주식회사>, <신들의 사회>를 무료 도서로 신청하신 분들 이야기이고, <쿼런틴> 신청하신 분들은 아직 한참을 기다리셔야 합니다. 아마도 <쿼런틴>은 5월말이나 되어야 받아보실 수 있을 듯… ^^;;)”이라고 하더니

5월 말인 2003/05/20일의 게시물에서는 급기야 “현대SF답게 여러 가지 과학적인 사실들과 용어들이 많이 등장하고, 번역자의 친절한 주석이 없으면 금방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번역작업이 다소 늦게 마무리되었고, 저희 편집진에서도 교정 및 교열 작업에서 시간을 많이 잡아먹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라고 했고,

2003/07/12 게시물에서도 다시 “8월에는 확실히 나올 수 있다”고 하더니 2003/08/16 게시물에서도 ‘원고의 일부만 받았을 뿐이고, 언제 출간될지는 김상후느님만 아심’이라는 신앙 고백이 흘러나올 뿐이었습니다. 결국 책이 나온 것은 다시 두 달이 더 지난 10월로,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게시물로부터 무려 다섯 달이 지난 다음이었죠.

복잡하고, 하드하면서도 사변적인 {쿼런틴}의 특성 상 번역에서부터 편집, 교정까지 출간 작업이 고되고 힘들고 복잡했을리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이 가는 부분입니다만, 조용히 준비했다 내고 나서 알려도 알아서 뽈뽈뽈 빨아줬을 텐데 총서 01부터 03까지 쏟아내며, 그동안 신간에 목말라 죽어 말라 비틀어졌던 SF 팬덤의 시선을 일시에 끌어모아 움켜쥐어 마음대로 주물렀던 쾌감이 너무 중독적이었는지, 희망 고문도 아니고 홈페이지 방문자들에게 묻지도 않는데 잊을 만 하면 끊임없이 장담하고 약속하고 못 지키는 ‘행책’형 낚시질의 원형을 확립하고야 맙니다.

07 {마라코트 심해} (출간일 :  2004-01-05)

2003/5/24 게시물에서는 [독가스대]를 빼고 출간하겠다고 하더니,

2003/05/30 게시물에서는 {쿼런틴} 때문에 순연된다고 했고,

2003/08/16 게시물에서 번역이 완료되었다고 했으면서도,

2003/10/18 게시물에서도 11월 출간 예정이라고 재차 사기를 쳤으며,

2003/11/07의 모 교수의 처절한 절규에 대해서도 12월 중에는 내겠다며 태연하게 제4차 낚시질을 시도했고,

정작 12월이 되어선 2003/12/05 게시물에서 무심하고 시크하게 독자 교정이나 실시하더니 마침내 출간일은  한 달 뒤인 1월 5일로 기록되고 맙니다. 대략 최초 게시물로부터 일곱 달 정도 걸린 거 같은데요, 시공사 그리폰 북스의 짧은 르네상스 전후로는 처절한 고난의 대행군을 묵묵히 걸어온 한국 SF 팬들의 시간 감각으로는 그다지 오래 기다린 게 아니었지만, ‘행책’의 초절정 촐싹대기 설레발은 짧다면 짧을 일곱 달을 마치 일곱 해처럼 느껴지도록 만드는 기적의 시간 팽창 효과를 창출해내고야 맙니다.

{Happy SF 01}  (출간일 : 2004-09-17)

멀게는 2003년 12월 31일 게시물부터 출간 계획을 천명했고,

직접적으로는 2004/04/23 게시물에서 6월 내 출간 예정을 밝혔으며,

이후 며칠 간격으로 그냥 개별적으로 필진 예정자들에게 연락 돌려도 될 사항들을 굳이 게시판에 공개질해대며 바람을 잡더니,

2004/05/13 게시물부터는 본격적으로 6월 14일이라는 구체적인 창간 일자를 닷새 간격으로 게시하면서 붕어들에게 지금까지의 낚시질은 잊어달라는 듯 떡밥을 투척해대더니,

결국 2004/06/15일 게시물에서는 모든 것을 무책임하고 게으른 필진 탓으로 돌리며 한편으로는 저작권이며 에이전시며 뭔가 두꺼운 안경 끼고 립스틱 짙게 바른 뽀글머리 아줌마스러운 프로페셔널한 용어들을 잔뜩 쏟아내며 6월 안에는 내겠다고 꼬리를 말기 시작합니다.

2004/07/10 게시물에서 다시 원고 최종 마감을 알리는 척하며 곁다리로 일기장약장사를 하더니,

2004/07/27 게시물에서는 천연덕스럽게 발간 일자 맞추기 이벤트를 벌여댑니다. 이쯤 되면 정말 도대체 무슨 약을 빨았어요? 물어보고 싶어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4/08/22에 넉 달 넘게 학수고대하다 결국 못 보고 입대한다는 눈물 없이는 클릭할 수 없는 사연에 대해서 “신병 훈련 때나, 자대 신병배치 받은 초기에는 책을 읽을 만한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을” 테니 ‘백일 휴가 나오거든 천천히 보라’는, 거의 우리의 위대하신 리명박 각하님하에 버금가도록 자애로운 메시지를 하사하시더니 결국은 9월에야 출간이 완료되고 말죠. 무크지 두 번 기다렸다가는 해탈할 기세!

{당신 인생의 이야기}  (출간일 : 2004-11-01)

최초의 언급은 역시 2003/10/18 게시물로 검색됩니다. 그후로는 무크지 낚시질 때문에 바빠서였는지 특별히 떡밥이랄 것들이 안 보이다가, 그냥 내는 건 아무래도 좀 아쉬웠는지 2004/08/08 게시물에서 9월내 출간 예정을 장담하고, 2004/10/13 게시물의 14일 덧글에서는 여전히 10월내 출간 예정을 밝히다가 11월에 출간합니다.

08 {비잔티움의 첩자 (출간일 :  2005-07-11

마찬가지, 2003/10/18 게시물에서부터 언급이 시작되고,

덧글 읽는 재미가 쏠쏠한 2004/11/15 게시물에서는 12월 초중순 출간설이 예지되고,

2004/12/03의 독자 게시물에 단 덧글에서는 2005년 2월 출간 예정설을 밝혔다가

2월이 임박한 2005/01/27의 독자 게시물에 단 덧글에서도, 여전히 원고도 없는 상태에서 2월 출간 예정설을 밀다가

2005/06/02 게시물에서야 원고를 수중에 넣었음을 밝히고 40여 일 뒤에야 출간하게 됩니다.

{노래하던 새들도 지금은 사라지고}  (출간일 : 2005-08-20)

역시 2003/10/18 게시물에서 처음 언급된 뒤로는 2005/05/18 게시물에서 출간 임박 예고를 하고, 별다른 연기 없이 여름방학 끝무렵인 8월에 정상적으로 냅니다. 좀 심심한 케이스네요. 게시물 덧글을 보면 원고가 전년도 9월에 이미 들어와 있었다고 하는데, 그러고 보면 ‘행책’ 낚시질의 실상은 결국 수중에 원고도 없이 원고 마감 약속만 믿고 떡밥을 투척해댄 게 대부분 아니었을까 추정됩니다.

11 {영원한 전쟁}  (출간일 : 2005-11-15)

마찬가지, 2003/10/18 게시물에서 출발하고요, (2004년 출간 예정 목록이랍시고 2003년에  올린 리스트가 2005년 다 가도록 울궈먹는군요.)

2005/08/25 게시물에서 웬일로 멀쩡하게도 ‘현재 디자인 문제 등의 문제로 구체적인 출간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미확정 상태입니다.’라고 떡밥 투척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더니 2005/10/07 게시물에서 10월 안에 출간할 예정으로 소소하게 떡밥을 뿌린 다음 얼마 안 가 11월에 출간됩니다. 게시판에서 꽤 시끄럽게, ‘시공사판과는 다르다! 시공사판과는!’을 열심히 외치긴 했지만 아무래도 오래 전에 이미 소개된 작품의 출간이다 보니 낚시질 할 맛이 별로 안 났나 봅니다.

09 {마술사가 너무 많다} (출간일 : 2006-01-20)

2004/10/06 게시물에서는 12월 출간 예정설이 흘러나옵니다. 와. 이때부터 이미 ‘행책’의 낚시질은 상식적인 독자들의 원망의 대상이 되고 있었습니다. 덧글에서 까리용의 법칙(남이 말한 새 책 정보를 말했는데 안 나옴), 야롤의 법칙(자신이 기획한 새 책 정보를 퍼뜨렸는데 안 나오게 됨), ‘행책’의 법칙(자신이 내기로 한 새 책 정보를 퍼뜨렸는데 안 나옴)이 언급됩니다.

2004/12/07의 독자 게시물에 대한 답글에서 50% 이상 번역되었다고 출판사에서 밝혔고,

2005/04/11의 독자 게시물에 대한 답글에서도 가을에 2부와 3부 모두 출간되리라 예상했지만, 이에 대한 다른 독자의 덧글은 재작년부터 그렇게 밀리고 있지 않느냐, 올해도 그냥 넘길 것이다,라는 뻔한 예언이 올라오고, 역시나 그렇게 되어버리고 맙니다.

2005/06/18의 번역자 게시물에서도 가을 중 출간에 대한 희망이 올라왔고,

2005/10/25 게시물에서는 며칠 안에 원고 마감이라는 언급이 있으니, 2004/12/07의 답글을 믿는다면 그때 남았던 50%가 마저 번역되는데 약 11개월이 걸린 셈이로군요. (출판사는 또, 있지도 않은 원고 가지고 4월에 가을 예정을 밝혔던 거고요.)

2005/12/21 게시물에서 마지막으로 1월 중순 출간 예정설이 ‘계시’되고, 이는 그대로 지켜져서, 13일부터 인터넷 서점 판매가 시작됩니다.

{Happy SF 02} (출간일 : 2006-11-10)

01호 떡밥으로 워낙 월척들을 낚은 탓인지 02호는 꽤 조용하고 얌전했습니다. 2005/03/21 정도부터 본격적으로 02호 출간 떡밥이 돌았는데, 다들 01호에 낚였던 트라우마가 컸는지 별로 기대신경 안 쓰는 분위기… 2005/03/22 게시물부터 2006/07/29 게시물 사이의, 국내 창작 SF 발굴 떡밥 정도만 언급하고 넘어갈까요. 입질이 시원찮긴 했지만요.

{누군가를 만났어} (출간일 : 2007-01-30)

현재 시점에서 게시판 검색 결과 낚시질은 흔적은커녕 출간 공지 하나가 달랑 보입니다. 떡밥 취급도 받지 못했으니 정말 안습이랄까요. 작가 인세 관련해서는 차마 믿기 힘든 소문도 들리던데 여러 모로 미스테리한 책입니다.

12 {마일즈의 전쟁} (출간일 : 2007-04-16)

역시 출발은 떡밥 종합 세트인 2003/10/18 게시물, {전사의 도제}라는, 원제를 직역한 제목으로 리스트에 올라가 있습니다.

2006/06/21 게시물에서는 제목부터 7월 출간 예정을 밝히고 있는데, 당연히, 7월에 올라오는 건 또다른 떡밥일 뿐입니다. (2006/07/08 게시물 : 8월로 미루는군요. 누구보고 믿으라고? 하!) 또다시 당연히, 8월에 들어온 소식은 제목을 아직 못 정했어요!일 뿐입니다.  (2006/08/10 게시물)

그 뒤로 덧글 쪽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확인 불가고, 2007/04/04 게시물에서도 여전히 제목 문제로 갈팡질팡하더니 결국은 자기네들끼리 정해서 일주일 정도 뒤에 내버립니다. 그럴 걸 도대체 왜 물어봤느냐 싶어지는데, 그러자면 지금까지 제 때 내지도 못할 걸 도대체 왜 묻지도 않았는데 뻥쳤냐,부터 물어야 겠는데 답이 없어 보이니 그냥 넘어갑시다.

10 {나폴리 특급 살인} (출간일 : 2007-08-10)

2003/10/18 게시물에서는 2004년 봄 출간 예정으로 나오는데, 무의미한 숫자일 뿐입니다. 아마 대충 달력 몇 장 뜯어다가 선풍기 바람에 날려서 제일 멀리 날아간 달로 대충 찍은 걸 거에요. 2005년도에는 다른 떡밥들 때문에 별 관심을 못 받았다가 2006년 들어서 뒤늦게 떡밥들이 조금 투척되고, 2007/07/13 게시물에서 예언한 대로 2007년도 8월에 출간됩니다.

13 {보르 게임} (출간일 : 2008-07-18)

2007/12/19의 독자 게시물의 답글에서는 이듬해 2월 출간 예상이 밝혀집니다. 출판사는(출판사 사장은 아니겠지만) 낚시질을 자제하려는데 이미 중독된 붕어들이 떡밥을 더 달라고 보채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만 눈의 착각이겠죠.

2008/06/01의 독자 게시물의 답글에서는 과감하게도 6월 출간설을 제시하는데, 이쯤 되면 말하는 사람도 안 믿고 듣는 사람들도 안 믿는 의미 없는 숫자 놀음일뿐입니다.

14 {타임 패트롤} (출간일 : 2008-09-25)

몇 번이나 마찬가지로 출발은 2003/10/18 게시물. 2007/12/19 독자 게시물의 답글에서는 ‘<타임패트롤>은 1부는 아무 때나 출간 가능하지만, 나머지를 언제 출간할 수 있을지(따로 따로 출간할지 한꺼번에 출간할지) 등은 고민중입니다. 아무튼 2008년도엔 완간됩니다.’라고 호기를 부립니다. 시공사에서 낸 원고가 있으니 그랬겠지요.

2008/08/24의 독자 게시물에 대한 답글에서는 9월초 출간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실제 출간은 중순 이후였으니 깨알 같은 낚시질이었네요.

{하드 SF 르네상스 1} (출간일 : 2008-10-15)

2003/12/02 게시물이 처음으로 검색됩니다. 원서 사진을 올리면서 두께 자랑을 하고 한 권으로 내니 분책을 하니 전형적인 의견 수렴 빙자 낚시질을 시전하다가,

2008/07/16 게시물에서는 2008년 10월까지 총 3권으로 모두 출간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정작 10월이 되니 2008/10/02 게시물에서 일부 작품 빼고 2권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말을 바꿉니다.

2008/12/19의 독자 게시물에 달린 답글에서는 ‘만약 1,2권의 판매상황이 좋다면 재계약해서 1, 2권 합친 것만큼 두꺼운 제3권이 나오게 될지도 모르지요.’라고 다 썩은 떡밥을 던지는데, 이쯤 되면 정말 진절머리가 날 뿐입니다.

15 {바다의 별} (출간일 : 2008-11-10)

2008/07/16 게시물에서는 2008년 9월 ‘무조건’ 출간 예정으로 나옵니다만 ‘행책’ 낚시질에 ‘무조건’ 같은 게 어디 있습니까? 일단 던져놓고 미끼라도 나중에 떡밥으로 만들면 되는 거죠.

2008/10/02 게시물에서도 10월 중 3권까지 출간 예정으로 나옵니다만 밑에 달린 독자 덧글에서는 아무도 출간 날짜에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늑대다! 늑대가 나타났다!” “응, 그러셔?”

{하드 SF 르네상스 2 (출간일 : 2008-11-10)

떡밥은 1권에서 대충 다 던졌던 거 같군요. 1권과 출간일 차이도 한 달 밖에 안 되고…

16 {상아와 원숭이와 공작새} (출간일 : 2008-11-18)

마찬가지로, 2권에서 낚시질은 다 한 거 같습니다. 이때쯤 되어서는 출판사 자체에서도 떡밥 투척은 많이 자제하는 느낌이고… 2008/11/11 게시물에서 11월 중 출간 예정을 밝혔는데, 그대로 나왔습니다.

17 {이계의 집} (출간일 : 2009-08-05)

ㅋㅋㅋ ‘행책’ 총서의 흑역사 {이계의 집}입니다. 2009/05/28 게시물에서는 6월 중 출간 예정으로 나오는데 실제 출간은 8월입니다. 2009/07/14 게시물에서도 7월 중 출간 예정을 밝히지만 실제 출간은 8월이었습니다. 뭐, 아무도 신경 안 썼지만요.

{드림 마스터} (출간일 : 2010-01-25)

떡밥의 원조 2003/10/18 게시물에서 처음 언급됩니다.

2006/03/09의 독자 게시물에 대한 답변에서도 2006년 내에 낸다고 했지만, 앞으로 갈 길이 까마득합니다. 본격 대하 대양 낚시 열전.

2007/12/19의 독자 게시물에 대한 답변에서는 2008년 상반기 출간 예정을 밝힙니다. 아직도 멀었습니다.

2008/07/16 게시물에서는 2008년 연말까지는 내겠다고 합니다.

2009/01/08 게시물에서는 2009년 첫 신간이 될 확률이 높다며 이벤트 상품으로 내거는 대담한 행동을 보이며,

2009/05/28 게시물에서는 6월 예정이었다가 7월로 순연한다고 지치지도 않고 떡밥 투척을 계속하며,

2009/12/16 게시물에서도1월 중순 출간 예정을 밝히지만 실제로 출간되는 건 하순이었습니다. 바로 앞의 {이계의 집}이 떡밥도 입질도 없었던 거에 비하면 입질도 많고 떡밥 투척도 많은 건 아무래도 작가 이름값에 달린 것 같습니다.

{진화신화} (출간일 : 2010-06-05)

{멀리 가는 이야기} 2010-06-05)

위의 두 권은 떡밥 투척이 아예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작가의 이름값이나, 실적은 별 볼 일 없어도 국내 창작 SF 발굴 진흥의 의지를 계속 보였던 ‘행책’의 행보를 생각하면 좀 의외군요.

18 {심연 위의 불길 1} (출간일 : 2011-01-21)

2011/01/04의 독자 게시물에 대한 답글에서 1월 중 출간 예정을 밝히고, 실제로 1월에 출간했지만 문제는 1권이 아니라 2권입니다. 현재진행형인 낚시질로, 과연 언제까지 계속될지 기대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1/05/31 게시물에서는 9월 출간 예정으로 밝혔지만

2011/09/11의 독자 게시물에 대한 답글에서는 “가능하면 9월 중에 출간될 수 있기를, 회원님들보다 더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만, 현재로선 100%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라고 꼬리를 내렸으며, 마지막으로

2012/01/05 게시물에서는,

“작년 2월에 나온다고 했다가,
여름에 나온다고 했다가,
작년 12월까지는 내겠다고 했던 <심연 위의 불길2>는
3월에는 어떻게든 출간해볼 생각입니다.

네, 압니다. 이렇게 말씀드려도 100% 안 믿으시는 거..^^;;;”

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 긴 기사의 한 줄 요약이라고 해도 되겠군요. 끝없는 낚시질에 지친 붕어들에게 마지막으로 붙여놓은 장난스런 이모티콘이 아주 쌍콤합니다. 낚시질이 장난입니까? 떡밥 투척이 애들 장난이에요? 명색이 출판사가 자기네 책 언제 내겠다고, 묻지도 않았는데 떠벌여놓았다가 못 지킨 게 한두 번이 아닌데다가 햇수로 10년 째가 가까워지는 게 아주 자랑이네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의 심리적 변화를 대개 부정(Denial)-분노(Anger)-타협(Bargaining)-우울(Depression)-수용(Acceptance)의 단계로 말하는데, ‘행책’ 붕어들의 심리적 반응 역시 비슷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처음에는 출판사가 자신들에게 거짓말을 했을리는 없다고, 피치못할 사정으로 연기된 걸 거라고 부정하다가, 계속되는 낚시질에 분노하다가, 안 지켜도 좋으니 출간만 해달라고 타협하다가, 계속되는 낚시질에 별 반응 안 보이게 되다가 마침내 이제는 ‘행책’이라는 출판사, 그런 출판사. 하고 수용하게 되었지요.

게시물들을 다시금 돌아보니 대개 아직 원고도 들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번역자의 장담만 믿고 독자들에게 그대로 쪼르르 달려가 언제까지는 낼 게요!하고 뻥쳤다가 못 지킨 경우가 가장 많았던 듯 합니다. 원고도 없이 출간 예정을 막 밝혀댄 건 악성 코드 하나 못 잡는 게시판 운영자출판사 사장님이 초창기에 출판사 운영에 다소 미숙해서 출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간과한 점도 생각해볼 수는 있겠지만 그보다는 출판사 홈페이지 개장 초기의 SF 팬들의 뜨거웠던 관심이 오히려 독이 된 측면이 많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준비해뒀던 서너 권을 한꺼번에 출간한 다음에는 다음권 출간까지 시일이 걸리지 않을 수 없는데 그동안 방문자 수나 게시물 수, 조회 수 등이 내려가는 것을 견디기 힘들어진 거죠. 초기에 방문자 수 이벤트가 심심찮게 내걸렸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해줍니다.

그 활발했던 떡밥 투척과 낚시질을

“저도 SF를 주로 활동하다 보니까 저도 SF 팬의 입장에 서게 될 때가 있는데 SF팬의 눈으로 보면 답답한 출판사들이 있거든요. 책이 하나 나오면 게시판에 글하나 탁 올리고 사라져요. 그러니까 “우리 책이 나왔어요.” 하고 보도 자료를 돌리듯 하고 마는데 제가 출판사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이건 일회성이라고 생각되면 애정이 안 생기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책을 만드는 데는 최소한 기획되고 편집되는 과정이 3개월 정도는 되니까 그 사이에 미리 해당 사이트에 가입을 해서 처음에는 순수하게 가입인사만 하고, 그 다음에 가서 “이러저러한 책이 기획되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하고 물어보고, 이런 작업들이 2-3개월 진행되고 난 다음에 “이런 책이 나왔습니다” 하면 그 사이트의 사람들이 앞장서서 애정을 가지고 소개를 해줍니다. 개인 사이트에도 올려주고, 다른 사이트에도 올려주고, 그래서 저희는 책이 나오면 거의 동시에 인터넷 사이트에 저희 책 소개가 돌려지는 이런 작업을 독자들이 해주거든요. 그러니까 “기존에 책이 진행되는 동안에 미리 시장의 커뮤니티에 가서 사장님이든 기획자든 그 작업을 해라, 절대 책이 나온 다음에 단발적으로 하지 말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좌담]출판인들이 느끼는 불황의 체감지수는?(한국출판인회의) 2004/03/09 게시물)

이라고 미화하면서(이야기가 옆으로 새지만 ‘행책’만큼 다른 출판사들을 은근히 디스한 출판사도 참 또 드물죠. 위에서도 낚시질 안하는 성실한 출판사들을 독자들과 소통 안하는 답답한 출판사들로 매도하고..) 이에 동참하지 않는 출판사들을 질책했던 것은 그러나,

“…이제는 솔직히 앞을 가릴 눈물조차 없다. 열화와 같이 성원하던 출판사가 힘을 잃어가면 보통은 안타깝게 여겨야 할 텐데, 행복한책읽기는 공수표만 수차례 던지더니 결국 안타까움을 느낄 만한 독자의 애정마저 함께 앗아가 버린 듯하다. 『심연 위의 불길』 뒷 이야기를 보고 싶다는 마음보다도 이런 식의 밀고 당기기가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 정도”라는 말이, 출판사 초창기에 가장 열렬하게 게시판에서 활동했던 회원의 개인 블로그에 올라온 것을 보면 그냥 무색해져버리고 맙니다.

댄 시먼스의 {하이페리온}과 {하이페리온의 몰락} 사이에 2년이라는 시간차가 있었고 출판사는 다르지만 마찬가지 댄 시먼스의(그나저나 왜 계속 댄 시먼스?) {일리움}과 {올림포스}도 마찬가지로 앞권과 뒷권 사이에 2년이라는 시간 차이가 있었는데도 팬들이 조용히 기다렸던 걸 생각해보면 앞으로 남은 10여 일 동안에 {심연 위의 불길} 제2권이 제대로 나오든 말든 ‘긁어 부스럼’이란 속담이 생각나는 건 어쩔 수 없군요. 좀 더 심하게는, 식언과 희언을 일삼았던 양치기 소년의 비극적인 종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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