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창작 SF 단편집(으로 8000원대라는 착한 가격에 별로 쓸 데는 없지만 에스콰이어라는 남성 잡지를 부록으로 끼워주는) {멅티버스}가 발간되기 전에 (약간 짜증스러울 정도로 여기저기 도배되어 있던) 홍보 문구 중에 이런 게 있었죠,

9월 20일 발행되는 패션지 [에스콰이어Esquire] 창간 16주년 기념호에 한국 SF 단편집 [멀티버스Multiverse)]가 별책부록으로 나온다고 합니다. 잡지 부록이라 9월 21일부터 약 한 달 동안만 구입 가능할 거라고 하네요.

보통은 익월 10일 경부터 품절되고 그 뒤로는 구할 수 없다고 하네요. 빨리 구하지 않으면 희귀본이 될 것 같군요.

이번 경우 잡지 부록이라는 특수성은 인정합니다만, 평소 SF가 출간될 때마다 출판사 게시판이나 광고성 포스트 혹은 스레드 등에서 보이는, 빨리 구하지 않으면 절판본이 되니 빨리 사두라는 호들갑은 협박이나 위협에 가까워 보여서 눈쌀 찌푸리게 합니다. 요즘은 다소 수그러든 듯이 보이지만 대략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일세를 풍미했던 절판본 판매상들과 수집광들이 떠올라서 불쾌하기도 하고요.

2009년에 {멋진 징조들}이 소량 재간되었을 때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새책 판매가 6,500원(구간 50% 할인 적용)인데 중고 최저가 15,000원이 찍혔던 신나는 상황도 있었죠. 당시 원래 책값이 13,000원이었으니 그렇게 악덕 업자는 아니었던 셈이지만, 하여간 헌책 값이 원래 책값보다도 훨씬 비싸게 불리는 건 좀 희한한 상황입니다.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던 시절 일본어 중역으로 아무렇게나 찍어낸 책들을 ‘오오 희귀본 오오’거리며 몰려다니는 것도 우스꽝스럽습니다.

생각난 김에 SF 절판본 시세나 좀 알아봅시다. 업자들께서 돈 좀 만지고 계시는지, 헌책 수집꾼들께서는 밥은 먹고 다니는지 좀 궁금하기도 하니까요.

책 표지 이미지는 대개  http://sfcave.kr 에서 가져왔습니다. 문제가 될 경우 내리거나 다른 이미지로 대체하겠습니다.

그림:타우제로.jpg

절판본 희귀본의 앞자리에 놓이곤 하는 폴 앤더슨의 {타우 제로}의 제본판이 고고북(http://gogobook.net) 등에서 22,000원에 팔리고 있군요. 뒷표지에는 제임스 블리시가 최고의 하드SF라고 격찬한 말이 인용되어 있는데, alt. SF를 믿으세요, 구라입니다. 60년대 후반 기준으로는 꽤 괜찮은 SF였을지 모르겠지만, 요즘 눈으로 읽으면 당시 우주론과 결합된 메인 플롯은 좋게 말해서 평범하고, 등장인물 조형이나 감정선 같은 부수적인 부분은 끔찍하리만치 단순하고 유치해서 차마 눈뜨고 봐주기 힘듭니다. 하드SF 좋아하시는 분들은 댄 시먼스의 {일리움}이나(단, {올림포스}는 절대 읽지 말고!) 데이비드 브린 등의 {하드 SF 르네상스2}를 읽으세요. 사실은 피터 와츠의 {블라인드 사이트}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만,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하드 SF가 그 정도로 하드한 건 아닐 거에요. (그래도 어디 가서 테드 창이 하드하다고는 제발 하지 마세요.)

그림:연인들.jpg

필립 호세 파머의 {연인들}은 헌책사랑(http://www.usedbooklove.com)의 게시물에 30,000원으로 올라왔던 게 보이네요. 아랍풍 디스토피아물이라는 점에서 꽤 이채롭고, SF자체로 괜찮은 작품입니다. ‘SF 사상 최초로 섹스를 테마로 다룬 기념비적 작품’ 운운하는 말은 좀 과장스럽지만, 50년대 SF라는 점을 감안하면 읽어볼 만 한 소설이죠. 그런데 3만원씩이나?

그림:링월드.jpg

레리 니븐의 {링 월드}가 알라딘에서 제본판으로 22,000원에 팔리고 있네요. 인물 조형이나 문장은 앞의 두 책과 비슷한 수준ㅡ{연인들} 쪽이 캐릭터나 심리 묘사에서 아주 조금 더 낫지만ㅡ이지만, SF 본연의 재미라 할, 신기한 아이디어와 짜릿한 모험의 결합이라는 점에서는 셋 중 가장 뛰어납니다. {타우 제로}와 마찬가지로 제본판이 같은 가격에 팔리는 걸 보니 업자님들의 판매 같은데요, 서울 시내 도서관만 해도 11곳에서 열람 및 대출이 가능하니 (http://www.nl.go.kr/kolisnet/kolis/kolis.php 검색 결과) 굳이 그 가격에 불법 제본판을 살 필요가 있나 싶네요.

 전설적인 SF 단편집 {토탈 호러}는 15,000원에서 20,000원 사이군요 (알라딘에선 25,000원에 나와 있고요). 도솔의 초판이 93년 7월, 고려원은 92년 10월인데 {토탈 호러}는 그 사이인 93년 6월에 초판을 발행했습니다. 그렇지만 당시 대중적 영향력은 셋 중 발군이었죠. SF 단편집이지만 ‘공포’와 ‘미스터리’로 위장했고, 기거의 일러스트가 으스스한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강조해서 SF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많이 읽혔습니다. 그런 점에선 SF의 대중화에 대해(정말 그게 필요하다면) 한 실마리가 되어주는 책입니다. 그렇지만 15,000원이나 내고 사라? 이봐요, 이보다 재미있고 훨씬 뛰어난 SF 단편집들도 많습니다. 구린 번역의 구닥다리 책 밖에 읽은 거 없으면서 허세 쩌는 인종들 구라에 넘어가지 마세요.

 생각난 김에 단편집 쪽을 기웃거려보니 고려원의 {시간여행 SF 걸작선}은 38,000원에서 50,000원까지 나가고 있군요! 이야, 책 한 권에 5만원이에요. 쏠쏠한데요? 코니 윌리스의 시간 여행 걸작 단편 [화재 감시원]을 인쇄된 활자로 읽을 수 있다는 게 아마도 가장 큰 이유이겠고, 그 밖에 브래드버리의 유명한 단편이나 그만큼은 아니더라도 역시나 유명한 르귄이나 브린 등의 단편들이 뒤를 받쳐주고 있으니 꽤 훌륭한 SF 단편집임은(특히나 단일한 테마 아래 걸작 단편들을 선별한 건 요즘도 흔한 일이 아니죠) 부인할 수 없습니다만, 그래도 혀가 내둘러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같은 출판사의 {코믹 SF 걸작선}은 27,500원에서 35,000원까지 다양합니다. (물론 테마 자체의 무게가 가벼운 건 고려해야지만) {시간여행 SF 걸작선}에 비해 특별한 수작이나 걸작이 수록된 것도 아니고그렇다고 딱히 배꼽 잡고 웃을 만 한 작품들이 많은 것도 아니고(솔직히 말하자면 꽤나 썰렁하고 웃기지도 않는 작품들이 많고), 이 가격은 절대적으로 높은 건 아닙니다만 제일 비싸게 느껴지는군요.

그림:떠오르는행성.jpg그림:떠오르는행성2.jpg

데이비드 브린의 {떠오르는 행성 1, 2}는 헌책사랑(http://www.usedbooklove.com)에서 작년 3월에 40,000원에 팔렸던 기록이 있네요. 권당 2만원이었겠죠. 근래에 국내에도 번역되기 시작한 2000년대 스페이스오페라들에 비하면 좀 떨어지지만 딱 80년대 스타일의 새로운 스페이스오페라입니다. 상상력은 장대하고 디테일도 꽤 하드한 편이죠. 구체적인 등장 인물들을 통해 드러나는 인류-돌고래/침팬지의 관계에서 서구 제국주의적 시선이 살짝 엿보이긴 하지만 애초에 소설의 설정으로는 은하계 전체가 ‘주인 종족’과 ‘보호 종족’으로 복잡하게 위계지어져 있고, 지구 쪽은 이에 반기를 드는 것이라니 기묘한 균형을 이룹니다. 여름 휴가 때 아무 생각 없이 읽기 딱 좋은 SF이긴 하지만 4만원은 좀 심하군요. 재번역된다면 요즘 시세로 얼마 정도할까요? {심연 위의 불길} 제1권이 15,000원인데 그보단 싸게되지 않을까요?

그림:은하를넘어서.jpg

하인라인의 청소년 SF {은하를 넘어서}는 19,500원에 팔리고 있네요. 2만원에서 500원 깎아 파는 알뜰함이 눈물겹습니다. 한뜻 출판사에서 나온 하인라인의 청소년 SF들 중에서 제일 읽을 만 한 작품이긴 합니다만, 2만원씩이나 주고 살 필요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군요. 서울 시내 도서관만 해도 9군데 정도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같은 출판사에서 낸 하인라인의 청소년 SF 중 남은 둘인  {하늘의 터널}은 형설서점(http://hyungsul.co.kr)에 7,000원으로 한 권 나와 있고, {시간의 블랙홀}은 10,000원에 구할 수 있는 듯 합니다. 사실 청소년 SF들이ㅡ특히 하인라인의 것들은ㅡSF로서의 본연의 재미도 충실하고 SF 독자층의 세대 교체에도 꼭 필요한 책들이긴 한데, 요즘 시대에 알맞은 새로운 청소년 SF들은 출간되지 않고ㅡ창비에서 국내외 단편선을 각 한 권씩 냈지만 흡족하지 않죠, 차라리 하인라인을 다시 내겠다! 장편으로도 배미주의 {싱커}라든지 이현의 (자칭) SF 동화(!)들이 좀 있긴 한데 이쪽은 아예 쳐다볼 필요도 없고ㅡ다 큰 어른들이 하악거리면서 돈 발라가며 낡은 책들이나 모으는 풍경은 참 서글프기 이를 데 없습니다. 하긴, 입시 지옥에 짓눌린 청소년들에게 SF가 웬말이겠습니까.

 

메리 도리아 러셀의 {영혼의 빛 1, 2}도 알라딘 중고가가 권당 19,000원씩이네요. 국내 독자들 사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천주교 SF의 수작으로 내심 안타까웠는데 헌책 가격이 높으니 기분이 묘하군요.

…슬슬 그리폰 북스나 훑어보고 끝냅시다. 제임스 블리시의 {우주도시1}이나 아시모프의 {네메시스 1, 2,3} 등도 제법 값은 나갈 거 같은데, 인터넷 헌책방 사이트들은 물론이고 거래 기록 자체도 찾기 힘드니 패스하고요. 눈치챈 분들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헌책들은 새번역이 나온 경우를 제외하고 훑어왔습니다. 예를 들어 하인라인의 {Stranger in a strange land}도 {낯선 땅 이방인}으로16,000원(알라딘에서는 20% 할인해서 13,440원)에 새 번역이 나온 마당에 굳이 25,000원 이상 주고 구린 번역과 낡은 제본의 {스트레인져1, 2}를 구해야만 하는 이유는 도대체 뭘까나요. 이쯤 되면 아예 물신주의 냄새 물씬한 컬렉터들의 영역이니 취향은 존중해주고 물러나야죠. 그러니 그리폰 북스도 재간 없는 경우만 살펴보겠습니다.

 그리폰 북스 1기 001권 {내 이름은 콘라드}는 높게는 알라딘 중고샵에서 20,000원부터 헌책방에서는 10,000원 이쪽 저쪽이군요. {내 이름은 콘래드}라는 제목으로 새번역이 시공사에서 다시 나왔지만 아무래도 젤라즈니는 김상훈 씨 번역이 제맛이죠.

 002권 {우주의 전사}는 알라딘 중고샵은 무려 30,000원, 인터넷 헌책방은 14,500원 정도 합니다. (알라딘 중고샵 왜 이리 비싸요?) 행복한 책읽기 출판사에서 {스타십 트루퍼스}도 절판된 듯 하지만(이쪽도 알라딘 중고샵은 최고 30,000원) 구하기는 조금 더 쉬울지도 모르고… 그리폰 북스 짝 맞추기라든지 표지 일러스트 때문이 아니라면 굳이 구판을 구할 이유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003권 {어둠의 왼손}은 하드커버 신판은 아직 구할 수 있는 듯 합니다. (구판은 20,000원도 부르는 사람이 있는 모양이지만)

 004권 {다아시 경의 모험}은 행복한 책읽기의 {셰르부르의 저주}도 절판되었고… 둘 다 대략 20,000원에서 10,000원 정도 하는 듯 하군요. SF보단 판타지와 미스테리에 가까운 작품이지만, 대체 역사적 성격도 있으니 아예 SF가 아니라고도 못하겠고… 여러 장르에 걸친 작품이니 확실히 대중적 재미는 뛰어난 작품입니다.

005권 {타임 패트롤}은 행복한 책읽기에서 다시 낸 시리즈가 여전히 구입 가능한 모양입니다. (구판 가격은 30,000원이나 찍는 아저씨도 있네요. 대개는 10,000원 안쪽인 듯 한데.)

 006권 {파괴된 사나이}는 새번역 하드커버 신판은 아직 절판 아닌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인정하기 싫지만) 이 작품만큼은 알라딘 중고샵에서 대략 20,000원 선인 구판을 읽어야만 할 이유가 없지 않다고 하겠습니다. 번역자도 다를 뿐더러(예전에 구설수에 꽤 심하게 휘말렸었죠), 신판은 병신 같은 편집으로 베스터 특유의 아찔한 타이포그래피를 동강내서 양쪽 면에 걸쳐 걸레 같이 실어놓았습니다. 거들떠 볼 가치조차 없습니다.

007권 {솔라리스}야 워낙 많이 번역되었으니 넘어가고… (현재 모두 절판 중이라도 아마 나중에 또 분명히 어디선가 다시 나올 거에요)

 008권 {중력의 임무}는 찾기 힘드네요. 알라딘 중고샵에서는 제본판이 무려 20,000원에 팔렸었고..

 009권 {영원한 전쟁}은 알라딘에서는 아직 행복한 책읽기판이 절판 안 되었나보네요. 이쪽이 내용상으로도 나으니까 수집가 놀이할 것 아니면 높게는 15,000원까지 하는 구판을 구할 이유가 없습니다.

 010권 {인간을 넘어서}는 알라딘 중고샵에 충격적이게도 무려 47,500원에 나와 있습니다. 초능력물의 고전, {이상한 존}과 {유년기의 끝}의 계보로 유명한 작품인데, 사실 SF적 재미는 그렇게 대단하지 않습니다. alt. SF를 믿으세요. 등장 인물의 내적 깨달음이 인류 전체의 진화와 연결되는 결말이 감동적이지 않은 건 아니지만 그만큼 혹은 그보다 더 감동적인 SF는 우리 주위에도 많습니다. 굳이 읽고 싶다면 서울 시내 도서관 중 13곳에서 소장 중이라니 확인해보셔도 될 듯 하군요.

 011권 {크리스탈 월드}는 알라딘 중고샵에서 22,000원, 인터넷 헌책방에는 없는 듯 합니다. SF팬들 중에서도 발라드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스필버그의 영화로 잘 알려진 {태양의 제국}으로 유명하지만, 최근에 데이빗 크로넨버그의 영화화로 유명한 {크래시}가 번역되었는데도 팬덤 커뮤니티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은 것 같고, 단편집들에서 단편적으로 소개된 단편들은 별로 호평받지 못했죠. 뚜렷한 플롯 없이 이미지 중심에 현대인의 파편화된 내면 세계만 병적으로 파고드니 재미가 없걸랑요. {크리스탈 월드} 역시 SF보다는 초현실주의적 소설에 가까운 작품입니다. 굳이 사쟁여놓을 필요는 없어요.

012권 {드래곤과 조지}는 SF가 아니니까 넘어가고, 악명 높은 013권 {낙원의 샘}도 넘어갑시다. (설마 언젠가 다시 재간 안 되겠어요?)

  014권이지만 두 권인 {리보위츠를 위한 찬송}은 충격적이게도 권당 40,000원, 합쳐서 80,000원에 거래되고 있네요. 카톨릭 포스트아포칼립스물로서 작품 자체의 재미나 감동은 상당하지만, 국내 출간 당시에는 라틴어 문구들을 그냥 음역한 불친절한 번역과, 현학을 넘어서 안드로메다로 가버린 권말 해설, 얍상한 분책 출간 등으로 그리폰 북스가 맛이 갔다(본 기사에서도 그리폰 북스는 여기까지만 보겠습니다)는 둥 잡음이 많았던 책입니다. 두 권에 40,000원도 아니고 권당 40,000원은 너무 심하네요.

아직도 살펴볼 책들이 없는 건 아닙니다만 이쯤에서 그만하는 게 심장에 이로울 것 같습니다. 이쯤되면 슬슬 조선 시대에 왜 장사치들이 천대받았는지 알 것도 같네요.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수요가 있으니까 시장이 형성되고 가격이 책정되는 것이겠고, 그렇게 보자면 장사치들보다는 우선, 작품의 실제 재미나 가치와 무관하게 단지 구하기 힘들다는 점만 들어 희귀본이니 절판본이니 떠벌이면서 헛바람 잔뜩 일으킨 일부 개념 없는 뉴비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돌아갈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제 와서 누구 책임인지 따지는 것도 의미 없는 일이고… (덕분에 재미있는 꼬라지들 잔뜩 구경할 수 있어서 오히려 즐거웠다고도?)

이번 특집 덕분에 둘러보면서 알게 된 건데, 의외로 쥘 베른의 {20세기 파리}는 2,000원에, P.D. 제임스의 {콰이터스}는 2~3,000원에 윌리엄 깁슨의 {아이도루}도 3,000원에 인터넷 헌책방에서 구할 수 있는 듯 하네요. 얼마 전 새 번역으로 나온 필립 딕의 {높은 성의 사내}도 그렇고 유독 국내에서는 서양인 눈에 비친 일본을 싫어해서 관련 작품들이 저평가된 면이 많습니다만 {아이도루}도 그런 것만 빼면 깁슨치고 꽤 귀여운 장편이고, {20세기 파리}는 쥘 베른의 훨씬 더 유명한 다른 작품들보다 오히려 깊이도 있고 인상도 강렬한 유작입니다. {콰이터스} 또한 SF적 재미 자체는 좀 떨어지지만 불임을 배경으로 한 미래 재난물로서는 꽤 흥미로운 작품이고요. 그런데 얘네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싼 겁니까?(가 아니라, 사실 헌책 가격으론 이쪽이 정상이겠죠.)

왜긴 왜겠어요. 헌책 자랑질하는 인간들 눈에 안 띄었던 책들이었으니까겠죠.

그러니까 결국 오늘의 결론도, 남의 말에 혹하지 말고 자신의 입맛을 믿자, 입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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