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강봉남 씨 추석 특집 재방한

추석을 맞아 미국 SF 작가 강봉남 씨가 다시 한국을 찾았습니다. 9월 13일(화) 저녁, 신사동 단체 모임 전문점 ‘루재머스’에서 강봉남 씨는 훈훈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에어컨도 터프하게 집어던진 채 팬들과 함께 한국의 전통 음식인 코렁탕을 들이마시며 질문 답변 및 사인회 등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2. 네이버캐스트 오늘의 문학 시망

2011년 하반기에 난데없는 우울한 소식입니다. 그 동안 alt. SF의 쏠쏠한 밑반찬이 되어주었던장르 단편들의 든든한 터전이었던 네이버 캐스트, 오늘의 문학에서 장르소설란이 끝났다는군요. 출판사들 쪽에서는 작품 수급이 힘들었다고 하지만 작가/예비작가들 일각에서는 그동안 투고한 원고들은 안 받아먹고 뭐했냐는 반응도 나왔습니다. 아마도 출판사 편집자 여러분들께서는 ‘장르문학’에 대한 지고지순하고 엄격한 기준을 준수하셨었나보죠. 호러나 추리, 판타지 쪽은 잘 모르겠지만 SF 쪽으로는 덕분에 그 엄격하고 지고지순한 기준으로 선별된 사이비 SF들 읽느라 즐거웠습니다. 아뇨, 농담입니다. alt. SF에서 그동안 투덜거렸던 게 송구스러울 정도로 재미 없는 귀결이군요. 도대체 이 나라에서는 장르 소설을 쓸 호사는 고사하고 장르 소설을 읽을 여유도 허락되지 않는 겁니까? 아무리 수준 미달 함량 미달 작품들이 쏟아져도 개중 그나마 나은 글들이 올라올 안정적인 지면의 존재가 창작층과 향유층의 확장과 심화에 얼마나 큰 밑바탕이 될 지 정말 모른단 말입니까? 지금 읽자면 낯 뜨거울 정도로 유치한 저 펄프 시대가, 그러나 없었더라면 오늘의 그 잘나신 테드 창이 과연 가능했을까요? 네이버 캐스트의 원고료가 그럭저럭 후한 편이었던 건 알지만 명색이 장르소설 관련 출판사들이 모인 기획에서 그 정도 기초적인 투자도 없이 쌔끈한 수확만 뽑아내려고 했다면 좀 너무 날로 먹으려고 한 거 아닙니까? 아무리 수상한 ‘물리학 SF’를 표방한다 하더라도 웹진 크로스로드의 만수무강을 기원할 수 밖에 없군요.

3. 하나도 안 반가운 듣보잡 신간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의 국내도서-과학소설 카테고리의 신간 소식들입니다. 이게~ 뭡니까?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알라딘 서점의 책 소개에 따르면, ‘김석의 생명과학추리소설. 소설의 배경은 2050년대 통일한국이다. 복제인간이 일반화되자 정부는 사회를 이끌어갈 특별한 복제인간으로 양성하는데 그들을 공민(公民)으로 부른다. 주인공 유현태 검사는 유전공학 박사 유진욱을 복제한 공민이다. 유현태가 동기인 국군 소령 안민욱 살해사건 조사에 투입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라고 합니다. 언제 한 번 날 잡아서 바퀴벌레처럼 안 죽고 끈질기게 출몰하는 수상한 한국 공상과학소설들에 대해서 특집 기사를 써봐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아, 제발 내용이야 어쨌든 저렇게 추악하도록 구린 표지는 좀 자제해줬으면 좋겠군요.

역시나 알라딘 서점의 책 소개에 따르면, ‘배우 출신인 작가 알 코리아나의 SF소설. 인터넷 없이는 하루도 견딜 수 없는 백수 A씨, 대부분의 시간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직장인 L씨, 그리고 트위터나 페이스북으로만 관계를 맺는 K씨. 크고 작은 모니터에 갇혀, 그곳이 ‘자유’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잃어가는 사람들. 이 소설에서는 이들을 ‘노라이프’라고 칭한다.’고 합니다. 불란서 SF에 대해서는 쥘 베른 이래로 꿈도 희망도 포기한지 오래입니다. 이런 걸 SF라고 들이미는 출판사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SF가 돈 벌리는 장르라면 또 모를까요. (설마 제2의 베르베르를 꿈꾸는 걸까요?)

마찬가지로 알라딘 서점의 책 소개에 따르면, ‘남운의 퓨전 장편소설. 여의도 증권가 펜트하우스 내부 폭발로 인해 27세로 생을 마감하고 고2, 교통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던 과거로 타임슬립한 강영호. 미국이 군사용으로 개발한 나노봇을 몸에 주입하고 슈퍼컴퓨터의 연산 처리 능력을 압도하는 두뇌를 지닌 채 신분을 위장하고 남항고 3학년으로 새 인생을 시작하다.’ 그러고 보면 한국 사람들 참 질기게도 퓨전 좋아해요. 비빔밥 잘 먹어서 그런가?

알라딘에 따르면, ‘주인공 신인철은 미래의 한국을 먹여 살릴 젊은 엘리트이다. 그는 확고한 과학 철학을 가지고 한국과 한국의 국력 신장을 위해 불철주야 헌신한다. 안산의 해양 연구원을 중심으로 외나로도의 한국항공우주센터, 동해의 독도, 남해의 파랑도 등 한반도 전역을 동서남북으로 관할하며 연구한다. 약 1년 간의 한국 과학 현장을 시간대별로 서술한 현장 기록형 과학소설.’ 더 이상 노 코멘트. 수상쩍은 소설들 특징 중 하나가 난생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장르 카테고리를 창시하시어 우리들 면전에 들이미신다는 거죠.

이 달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요것입니다. 이 사람들아, 중증 중2병 일본 아저씨의 정신적 마스터베이션물을 낼 바에야 차라리 케케묵은 아시모프나 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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